국토교통부 소형타워크레인 행정 처분에 급제동 “희망의 빛”

수원지법, 소형타워크레인 등록말소 처분 집행정지 청구 원인 인용 박귀성 기자l승인2021.08.27l수정2021.08.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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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소형타워크레인 행정처분이 법원에 의해 제동을 걸렸다. 국토교통부가 타워크레인 안전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집행한 중인 소형타워크레인 퇴출 관련 행정 처분에 대해 법원이 ‘급제동’을 걸은 거다. 법원은 국토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등록 말소 저분 등의 행정 조치로 얻을 이익보다 소형타워크레인 업계 사업자들의 경제적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집행정지로 인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도 없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소형타워크레인의 안전을 이유로 소형 타워크레인을 현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등록말소 등 강력한 행정을 진행했다. 소형 타워크레인 업계는 크게 반발하여 충청남도 세종시 소재 국토교통부 청사를 찾아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국토교통부의 행정 조치에 크게 반발했지만 국토교통부의 의지는 완강했다. 결국 소형타워크레인 업계는 법률적으로 심판을 받아보겠다며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 최근 소형타워크레인이 설치된 수도권의 한 건설현장에서 소형타워크레인 운용과 연관이 있는 한 건설노동자가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인사참사가 발생했다. 사진 =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제공

소형타워크레인 임대사 엘(EL) 기업(대표 유태림)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소재 엘 기업 사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애초에 국토교통부가 무리한 행정을 강행했다. 지금은 가처분 소송에서 인용한 것일 뿐, 향후 본안 소송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태림 대표는 이어 “이번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은 피청구인이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등록과 관리 행정을 위탁받은 지자체(수원시, 시장 염태영)였다. 수원시 소속 자동차등록사업소가 대응을 했는데, 타워크레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라면서 “법원이 ‘인용(흔히 청구인 승소라 일컫음)’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 사유재산에 대해 정부의 무리한 행정이 일침을 맞은 것”이라고 수원지방법원에서 내린 ‘인용 결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 관련 유태림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4행정부가 지난 12일 소형 타워크레인 업체인 유태림 대표의 엘기업이 수원시를 상대로 낸 ‘소형 타워크레인 등록말소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을 결정했다. 유태림 대표는 “소형타워크레인 업계에 비친 한가닥 희망의 빛”이라고 자평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국토교통부의 등록말소 처분은 본안 소송인 ‘행정 처분 취소소송’ 판결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잃게 됐다.

법원은 “(소형 타워크레인 등록말소) 처분의 집행으로 원고(신청인, 엘기업)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인해 사업을 그만두어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원고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면서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도 없다”면서 가처분 소송의 ‘인용 이유’를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연이은 소형타워크레인 사고의 발생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구나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할 시 직접적인 사고 피해 당사자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반발 또한 국토교통부의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타워크레인노동조합은 이구동성으로, 소형타워크레인의 안전문제는 국토교통부의 행정상의 오류와 부당한 행정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하며, 전국 건설현장에 흩어져 작업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총동원해서, 건설현장에 설치된 소형타워크레인 관련 제작결함이나 불안전 운용,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요인들을 상세하게 파악했고, 이런 첩보들을 취합한 뒤 정보화하고, 분석하며, 소형타워크레인 안전에 대한 조합원들 교육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교육내용을 강화했다. 노조들이 건설현장 실무적 운전 ‘기능’만이 아니라, 타워크레인 안전 운전에 필요한 ‘기술’까지 갖춘,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조종사가 된 것이다.   

양대 노총은 이렇게 작성된 소형타워크레인 관련 정보와 축적된 자료, 교육화된 조합원들을 무기로 타워크레인 등록과 검사, 관리 행정을 담당하는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와 검사 위탁 총괄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산업안전관리공단 등을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공교롭게도 노조 측의 대정부 공격이 과열되던 시점에선 건설현장 소형타워크레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7건의 전도사고 등 이런저런 사고를 일으켰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타워크레인 안전 강화라는 명목으로, 지난 2월 소형 타워크레인 3개 기종(FT-140L, CCTL130-L43A, CCTL140-43A) 120대를 등록말소, 240여 대엔 시정 초지를 내리는 등 강한 행정 조치를 시행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작결함 조사 결과, 해당 기종의 러핑 와이어로프의 안전율이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각 지자체는 국토부 결정에 따라 해당 타워크레인의 등록말소 조치를 강행했다.

궁지에 몰린 소형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들은 펄펄 뛰면서 국토교통부 세종청사를 찾아 대규모 반발집회를 열고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맹렬히 비난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타워크레인노동조합에 국토교통부가 굴복하고 말았다며,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할 것을 천명했다. 소형타워크레인 업계 가운데 엘기업 유태림 대표가 취한 이번 법적 조치는 국토부의 행정 조치가 위법하다며 법적으로 대응한 첫 사례로 꼽힌다.

유태림 대표는 당시 법원에 제출했던 소장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소형타워크레인은 와이어로프가 문제가 됐지만, 이번엔 대형타워크레인이든 소형타워크레인이든 동일성조사(형식승인도서와 타워크레인 장비 실물이 동일한지 여부를 조사함)를 하고 있다. 소형타워크레인의 와이어 문제점은 소모품이라 얼마든지 교체해서 안전율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장비를 말소시키겠다고 저렇게 나오니,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겨우 가처분 신청일뿐이고, 본안 소송이 남아 있지만, 국토교통부를 향한 각 개인사업자들의 유사한 줄소송이 이어질 것인데, 이는 국토부의 자업자득”이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또한, 수년간 중국산 소형타워크레인을 수입해서 국내 임대업자들에게 공급했던 수입업체 황동석 대표는 26일 오전 ‘국토교통부 행정 조치에 따른 피해’를 묻는 본지 기자에게 “국토교통부의 안전 강화 조치로 인해 우리 회사는 소형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로부터 ‘리콜이나 A/S를 이행할 능력이 전혀 없는 (재정상) 무능력자’로 낙인이 찍혔다. 수입업자로서의 신용도 엉망이 됐다. 타워크레인 수입도 못하게 되어 20년 가까이 영위한 사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국토교통부 담당자(이동훈 사무관)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의 정성모 부장, 산업안전관리공단, 교통안전관리원 등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 내가 판매한 장비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재등록을 추진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다.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다”고 이번 엘기업 가처분 소송이 있기 전까지의 노력과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노조는 펄펄 뛰는 모양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유상덕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의 행정 조치 관련 소송에서 타워크레인에 대해 ‘일자무식(一字無識)’인 지자체 수원시, 그것도 수원시 관할 차량등록관리사업 부서에 타워크레인 관련 소송을 진행케 하고, 아무런 ‘작위(作爲)’도 없이, 수수방관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가처분 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국토부는 무엇을 했는가? 통탄할 일”이라면서 “향후 본안 소송 진행 과정에서 국토부 건설산업과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고, 우리 노조의 ‘총파업 카드’는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국토부가 깨닫기를 바란다”라고, 가처분 소송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국토교통부를 향해 분기탱천한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최동주 위원장도 이날 오전 본지 기자에게 “법원이 임대업체의 주장을 인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재판장들이 타워크레인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하고픈 말은 많지만 24일 이미 성명서를 배포했으니, 참조해달라”면서 “노조의 인내가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국토부에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동주 위원장은 해당 성명서를 통해 “수원지법이 소형타워크레인 임대업자의 ‘금전적 손해’를 이유로 건설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기업 손해가 더 중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경악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마다 수십 건의 사고로 수십 명의 건설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현실 속에서 기업의 금전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의 행정 효력을 중지시킨 무책임한 결정은 소형타워크레인이 건설현장에서 여전히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라는 취지로, 법원 결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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