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천구 이기재 구청장 ‘하자 많은 측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 논란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부정 특혜 채용 의혹부터 ‘불법 사찰’ 논란까지 박귀성 기자l승인2023.09.15l수정2023.09.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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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이기재 양천구청장 취임 1년여만에 양천구 행정이 ‘엉망진창’이라는 주민들의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지자체 선거 당시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 캠프 인사가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시설관리공단 간부급 인사와 양천구청 공무원이 구의회 건물에 몰래 잠입해서 구의원들의 동태를 살피고 불법적으로 녹음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기재 구청장을 향한 양천구민들의 원성은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기재 구청장으로부터 임명을 받은 박태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과거 양천구의회 의원 시절 성매매 장소 제공 관련 형사 전과로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제7대 양천구의회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고, 해당 사실 관계는 훗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까지 확대되었지만, 이기재 구청장 당선 이후 박태문 전 의원은 제11대 양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 양천구의회 전경

박태문 이사장은 이기재 양천구청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양천구시설관리공단 박태문 이사장 취임에 대해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은 펄펄 뛰는 모양새다.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유영주 의원 등 9명은 박태문 이사장의 채용 반대 및 보은 인사를 거듭하고 있는 이기재 양천구청장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영주 의원은 지난달 29일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기재 구청장의 잇따른 보은 인사와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 단행이 양천구를 망치고 있다”면서 “박태문 이사장 문제뿐만 아니라 양천구의회 최혜숙 의원 아들이 시설관리공단에 불법 특혜 채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그 외에도 두 명이 더 특혜 채용된 것으로 안다”고 개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기재 구청장의 측근 보은인사는 먼저 이인락 전 양천구의원이 감사담당관에 임명됐고, 이기재 구청장의 선거캠프와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는 박태문 전 의원이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양천구 시설관리공단은 구내 전반적인 공공시설과 주차 관리를 하고 있고, 이용 주민 상당수가 여성이어서 박태문 이사장의 과거 전과 내용은 매우 예민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양천구 주민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박태문 이사장은 지난 2005년 동서가 운영하는 모텔의 지배인으로 일하면서 돈을 받고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50만 원의 처분을 받았고,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공보물에 해당 범죄 사실을 축소·허위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 받았는데 대법원 제3부는 지난 2015년 6월 24일 6·4지방선거 당시 선거공보를 만들면서 전과기록 소명란에 허위 사실을 게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태문 의원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2심을 최종 확정 판결했다.

박태문 이사장의 취임 소식이 알려지자, 양천구민들의 민심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비난의 화살은 이기재 구청장을 향하기 시작했다. 지역 시민단체 등이 연대 성명서를 내는가 하면, 양천구청 누리집을 비롯한 양천구 노조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박태문 이사장의 임명을 맹렬히 비판하는 글들도 적지 않다.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논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달(8월) 1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천구의원들 9명은 양천구의회 1층 회의실에서 비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박태문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이기재 구청장의 양천구의회 ‘보이콧 철회’를 요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해당 기자회견장에 양천구청 행정지원과 소속 간부급 공무원과 시설관리공단 소속 팀장이 몰래 기자회견장 뒤편 병풍에 숨어들어 휴대폰으로 녹취를 하다가 발각됐다.

양천구의회 기자회견장에 숨어들어 불법 녹취를 하다가 발각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시설관리공단 우모 팀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기자회견장에 들어가 녹음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것은 통상적인 업무였다”고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다. 본지 기자가 다시 “양천구 시설관리공단의 통상 업무가 구민들의 대표기관인 구의회 감시와 사찰이냐?”고 묻자 한참을 망설이더니 “경찰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더 이상의 답변은 곤란하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영주 의원은 사건 발생 당시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숨어 있던 공무원들은 현장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해당 사건은 양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조사 중인데, 이날 경찰 조사를 받은 공무원은 모두 4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중엔 양천구시설관리공단 인사팀장 우모씨도 있었는데, 민주당으로부터 공단 ‘특혜 채용 의혹’의 이해관계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게되는데 해당 법률은 벌금형 규정이 없어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더 나아가 양천구의 모든 공공시설과 주차장 등을 관리해야 할 시설관리공단에서 구민의 대표기관인 양천구의회를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는 의혹은 구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더 나아가, 양천구의회 유영주 의원은 특혜 채용 의혹을 묻는 본지 기자에게 “최혜숙 의원은 이런저런 개인사(個人事)와 가정사로 동정론을 호소하며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법이 개인적 사정을 인정해서 불법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기재 구청장은 지난해 예산결산심사 당시부터 양천구의회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구의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구청장이 구의회에 참석했던 관련 부서 공무원들을 모두 이끌고 회의장을 나가버린 것인데,  지금 양천구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과 이기재 양천구청장의 반쪽 의회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라고 성토했다.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양천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최혜숙 의원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혜숙 의원은 지난달(8월) 14일 구의회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천시설관리공단 자녀 특별채용 의혹’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혜숙 의원은 그러면서 “시설관리공단 채용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적법한 절차에 의한 공개채용이었다”면서 “응시자가 제출한 서류에 부모의 그 어떤 정보도 기술하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최혜숙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시설관리공단 직원특혜채용의혹이 있다면 지난 10년간(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 시절) 시설관리공단 채용에 대해서도 모두 특혜채용의혹이 적용된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현 구의원의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확인되지 않은 특혜채용의혹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악의적으로 자녀의 명예를 훼손시킨 점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한편, 양천구의회와 시설관리공단의 부정 채용 의혹 소식을 접한 양천구 신월동에 거주하는 김덕준(64세, 남) 씨는 이기재 구청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지자체 선거 당시의 소수자와 소외계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본인 공약을 깨끗하게 망각하고, 주변인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모양”이라면서 “우리 영식이 같은 경우 양천구에서 뛸 수가 없어 구로구 소속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게 양천구청의 한심한 죽은 행정이 아니고 무엇인가. 지난 5월 중순에 개최되었던 양천구마라톤 대회에서도 우리 영식이는 ‘왕따’가 됐다”라고 개탄했다.

김덕준 씨의 아들 김영식(33세, 중증 장애인) 씨는 장애를 딛고 하루도 빠짐없이 마라톤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김덕준 씨는 이에 대해 “영식이의 기록은 날로 좋아지고 있지만, 내가 나이가 있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있어 더 이상 강한 훈련이 곤란하다. 형편이 되는대로 사비를 털어 가끔씩 전문 트래이너를 초대해서 지도하기는 하지만, 많이 부족한 편”이라고 자신의 한계적 처지를 토로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영식 씨의 기록은 양천 하프마라톤(Half marathon, 21.095km)의 경우 1시간 31분이며, 풀코스(42.195km)의 경우 3시간 10분대를 주파하고 있다. 김덕준 씨는 조금만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아들 김영식 씨의 기록을 2시간대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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