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지난달 12일 사체로 발견된 통영 모 초등학교 행정실장 황모(37)씨의 사망 배경을 조사 중인 경남교육청 감사실은 황씨가 학교공금 1억8000만원을 횡령했다고 6일 밝혔다.

경남교육청 감사실은 황씨가 근무했던 학교 등에 감사관 6명을 파견해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실장의 범행 기간은 학교에 발령 난 2013년 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2년간으로 횡령금액은 1억8000만원에 달한다"며 "횡령한 공금을 불법 도박 사이트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감사실 관계자는 "해당 학교의 2년간 총 예산은 약 10억원으로 행정실장이 횡령한 금액은 20% 수준"이라며 "학교 관계자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학교 명의의 사용하지 않는 계좌(휴면 계좌)에 송금한 후 마음대로 지출할 수 있게 했고 서류상으로는 완벽하게 만들어서 학교장도 모르게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은행마다 필체가 달라 은행에 찾아가 증명서를 사전에 발급 받아 정교한 칼로 글자를 도려내 증명서 내용을 위조했다"며 "도려낸 증명서에 다른 증명서를 밑에 두고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정교하게 위조해 학교장을 속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서 경비를 지출할 때에는 사전에 인출해 놓은 돈을 돌려막기 식으로 지급하기도 했다"며 "서류상 거의 완벽한 방식에 학교장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실은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특별감사를 진행한 결과 황씨가 2년간 130여 차례에 걸쳐 범행이 이뤄졌지만 서류가 거의 완벽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정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를 보고 받은 경남교육청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학교장과 통영교육지원청 학교회계지도점검 담당자에게 서면 경고 조치했다.

횡령금에 대해서는 "변상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본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상속인에게 변상금이 상속된다"며 "만약 유족이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변상금을 받은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