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오려내 고가 레고 편취한 30대 '덜미'

[한인협 = 김유진 ]서울과 수도권 일대 대형마트를 돌며 저렴한 레고(블록 완구)를 산 뒤 바코드를 오려 내 고가의 레고에 부착해 결제한 30대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러한 수법으로 고가의 레고를 편취한 뒤 인터넷에 되팔아 온 A(35)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미리 구입한 1만9900원짜리 레고 제품 바코드를 오려낸 뒤, 지난해 12월24일 오후 5시50분께 도봉구 방학동 한 대형마트에서 118만4000원 상당의 레고 제품 3개에 덧붙여 결제했다.

A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6월25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서울 강북과 경기 의정부 대형마트 4곳을 돌며 총 12회에 걸쳐 1023만원 상당의 레고 32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대형마트 계산원들이 제품 바코드가 계산하는 상품과 일치하는지 잘 확인하지 않는데다, 기결제된 바코드가 재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을 통해 챙긴 돈은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A씨의 범행은 ‘적립카드’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마트에서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경찰은 해당 적립카드 번호를 확인해 A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외국에서 이런 수법의 범행이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시도해봤는데 성공해 계속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마트 결제 시스템 상 구매한 바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점을 노린 범죄"라며 "마트 보안요원과 계산원들을 상대로 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고 바코드 재사용 여부를 인식하는 결제 시스템 보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유진 yjkim@kimcoo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