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비트코인'으로 대마초 사들여 밀수한 일당 기소

[한인협 = 김유진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이용해 대마초를 몰래 들여온 일당이 검찰에 처음 덜미를 잡혔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상진)는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캐나다와 미국에서 20㎏가량의 대마초를 밀수한 혐의로 미국 유학생 A(26)씨 등 8명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회사원 B(29)씨 등 5명을 대마초 매수 및 흡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 8명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한화 기준 100만원~5400만원 상당 비트코인 1.5BTC(비트코인 단위)~117BTC를 지불하고 대마초를 밀수하거나 판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직업은 미국 유학생과 원어민 학원 강사, 의류광고 모델, 영상제작자, 회사원 등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B씨 등 5명은 지난해 7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구속기소된 A씨와 C(28)씨 등으로부터 대마초를 매수해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결과 A씨는 해외에서 인터넷 블로그 등에 대마판매 광고를 올려 연락이 오면 구매자의 SNS 등을 통해 연락해 대마초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산 대마초는 국내산 대마초보다 환각 효과가 뛰어나 10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특히 B씨는 구매자들에게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에 회원으로 가입, 대마초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함으로써 수사망을 피했다. 비트코인은 외환거래 절차를 밟지 않고 국제 유통이 가능한 데다 자금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이용한 대마초 밀수 거래를 적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 국제특송화물에 은닉된 대마초의 대금이 비트코인으로 지급한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외국계 다단계회사 사업자를 사칭하며 다량의 대마초를 국제특송화물로 국내에 배송한 혐의로 캐나다에 거주하는 대마초 밀수범 D씨를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D씨를 검거하기 위해 대검 국제협력단을 통해 캐나다 당국에 지원요청했다"며 "비트코인 등 신종 결제수단을 이용한 마약사범 적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진 yjkim@kimcoo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