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방식 변경은 그동안 부모 인적사항을 가족관계증명서에 따라 작성하도록 하면서 발생한 혼란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다.

올해부터 초·중·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재혼한 부모 이름을 모두 쓸 수 있게 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재할 때마다 겪어온 재혼으로 꾸려진 가정의 시름이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입력할 부모의 인적사항의 경우 혈연을 확인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재혼한 남성이나 여성은 새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도 현재 함께 사는 부모의 이름이 입력할 수 있다. 또 부모가 이혼한 학생은 현재 동거하지 않는 어머니나 아버지의 이름을 삭제하거나 입력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말 학교생활기록부의 부모 인적사항도 주민등록등본을 기준으로 기재방식을 바꿀 것을 교육부에 권고한 바 있으며, 이번 조치도 그에 따른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이 한부모(미혼모)가구, 재혼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통계청 혼인·이혼통계를 살펴보면 2013년에 결혼한 남자 가운데 재혼은 4만8900건으로 15.2%를 차지했고 여자는 재혼이 5만4300건으로 16.8%를 기록했다. 한부모가구는 2012년에 167만7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9.3%다.

통계수치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한부모 조손가구(조부모와 아동이 같이 사는 기구)의 경우 학교 생활기록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신상정보가 유출돼 왕따를 겪을 우려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학생이 함께 사는 부모를 친부모로 생각해 왔다가 뒤늦게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면서 심리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증 강박증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혼가정에서 학생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어 관련 민원이 많았다”며 “현재 부모의 의사를 반영하고 학생 인권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