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자, 식품 대기업인 풀무원이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법안에 반발하는 일부 의사들이 "법안 발의자인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설립한 풀무원 제품의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요새 의사들 사이에 풀무원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의사가 진료 중 성범죄와 관련해 벌금형만 받아도 영구히 면허가 취소되는 법안을 발의한 새민련의 원혜영 의원이 풀무원의 창업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전 회장은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 의료계 언론사의 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글은 총 448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어 그는 2003년 소비자보호원이 풀무원 두부가 유전자조작콩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 풀무원 측이 106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해외 시험 직전 소를 취하했던 내용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링크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풀무원농장 창립자인 원경선의 아들로, 지난 1989년 식품회사 풀무원을 창립했다.

원 의원은 최근 의료법상 규정하고 있는 ‘의료인 결격사유’에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그는 법안에 대해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어 의료인의 책임을 확보하고 환자와 의료인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환자가 의료인을 신뢰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앞서 이우현,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도 19대 국회에서 유사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해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받았다. 이 법안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원 의원은 원경선 풀무원농장 창업주의 장남인 것은 맞지만, 오래전에 지분을 모두 정리해 현재 풀무원과 원 의원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노 전 회장에게도 상황을 설명하고 회사에 억울한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