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제노역 부인! "일하게 됐다"로 물타기

조희선 기자l승인2015.07.08l수정2015.07.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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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조희선 기자] 일본 근대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결정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한·일 외교전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강제노동 인정 여부를 두고 양국이 국제사회를 무대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외교부는 7일 홈페이지(www.mofa.go.kr)에 팝업창 형식으로 “일본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에 ‘의사에 반해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반영”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와 함께 영상 등 관련 자료 및 사토 구니(佐藤地) 주유네스코 일본대사의 영문 발언록을 첨부했다.

사토 대사는 연설에서 “다수의 한국인(a large number of Koreans)이 의지에 반해 강제로 일을 했다(brought against their will and forced to work)”고 말했으며, 우리 정부는 이를 일본이 강제 노동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유산 등재 결정 이후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한편, 일본어 번역을 통해 "일하게 됐다"는 표현으로 이른바 '물타기'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가 토를 달고 있는 것은 자기네 대표단이 성명을 통해 밝힌 영어 표현이다. ‘의사에 반해(against their will) 끌려간’ 한반도 출신자들이 ‘노동을 강요당했다’(forced to work)라고 밝히고도 이것이 국제노동기구(ILO)가 금지하는 강제노동 범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이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설명부터가 궤변이다. 전시의 ‘국민징용령’에 근거를 두고 이뤄진 동원이므로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강변이다. 일본 정부가 문제의 성명을 일본어로 번역하면서도 강제성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원하지 않는데) 일을 하게 됐다”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자기네 국민들까지 속이려 드는 셈이다.

이런 논리는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노선과 맥이 닿아 있음은 물론이다. 

일본의 주장에 국제사회는 싸늘한 분위기다. 마이크 혼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일본의 강제노동 부인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전형적인 역사 호도”라며 “일본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 시설의 역사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조차 같은 비판이 나온다. 중도 성향인 마이니치신문은 7일자 사설에서 “한반도 출신자가 이직(離職)의 자유 없이 중노동을 강요당한 역사에 일본은 눈을 감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cho@kim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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