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이성호 국가 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고, 공교롭게도 같은날 살인적인 불볕더위에도 지상 70미터의 국가 인권위원회 건물 옥상에 있는 광고탑 위에서 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원(이하 기아차 노조)들이 62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이성호 국가 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가 11일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들 기아차 노조원들은 은 전날 10일 이미 음식과 식수, 통신조차 차단당한 채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국가 인권위원회에 2차례나 긴급구제신청을 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고, 이날 3차 긴급구제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운영위 이성호 인권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이성호 후보의 과거 치적 찬양 일색이거나 세금탈루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의 지리한 인사청문회를 이어갈 뿐, 노동인권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여도 야도 언급이 없다.

노동개혁을 앞두고 강한 드라이브를 예고하는 박근혜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 등 검사출신들로 행정라인을 튼튼히 구성해놓은 상태에서,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대해 이미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노동계와 정부당국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와 노동계가 충돌한다면 노동인권문제는 다시 한 번 정국 현안의 핵심에 서게 될 것이고, 국가 인권위원회의 역할 역시 세간의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당도 야당도 노동인권에 대한 정책 질의가 전혀 없는 국가 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밥과 식수, 통신이 차단되자 국가 인권위원회에 지난 10일 3번째 긴급구제신청을 접수했지만 거부당하자 11일 오후 국가 인권위원회 위원장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