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12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진 의원은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고용 노동자들의 초과근무수당이 애초에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초과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실제로 초과근무를 해도 등록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찰공무원은 월평균 76.7시간,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은 월 41.7시간을 초과근무시간으로 등록했다.

반면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월 5.9시간, 기간제 노동자는 월 4.7시간만을 초과근무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대비 초과근무등록이 1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이러한 결과는 실제의 근무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무기계약직이나 기간제 노동자들은 대부분 공무원들과 함께 같은 부서에서 일하기 때문에 초과근무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초과근무를 등록하면 바로 초과근무수당으로 반영되지만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들은 수당 대신 대체휴가를 받게 된다"며 "하지만 근무여건상 대체휴무도 제대로 쓸 수 없어 결과적으로 초과근무가 축소신고 된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실제 경찰청주무관(무기계약직)노동조합의 자체조사 결과 경찰청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월 평균 2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근로기준법 36조에 따라 초과근무에 대해 노동자에게 150%에 해당하는 시급을 줘야하지만 경찰청과 노조의 단체협약 상 초과근무 수당 대신 대체휴무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대체휴무가 아닌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 의원은 전했다.

진 의원은 "공무원과 무기계약직·기간제노동자가 같은 직무를 하는데, 공무원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초과근무수당 지급은 정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의해 법적으로 강제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과 기획재정부는 예산 책정과정에서 무기계약직·기간제노동자 기본급 외 예산을 거의 책정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편성과정에서부터 이들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