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소비자가 빈용기 보증금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22일부터 수도권 지역 대형 마트 8곳에 총 12대의 빈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된다.

무인회수기에 보증금이 부과된 빈병, 즉 소주병·맥주병, 음료수병을 투입하면 모양과 무게 등을 인식해 해당 보증금을 자동으로 계산한 뒤 영수증이 발급된다. 아직 무인회수기에 결제시스템은 구비되지 않아 소비자는 영수증을 마트 고객센터에 제출하고 현금으로 교환받아야 된다. 와인병, 드링크병 등 보증금 대상이 아닌 용기이거나 보증금 대상 용기이더라도 파손되면 인식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22일부터 10월까지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서울·인천·수원·안산 등 수도권 4개 도시 8곳에서 무인회수기의 이용 방법을 안내한다.

김동구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독일 4만여대, 핀란드·노르웨이에서 총 1만7000여대의 무인회수기가 운영중일 만큼 대중화돼 있다"며 "무인회수기 1대 설치비용이 2000만원으로 고가여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뒤 파급효과와 소비자 반응에 따라 확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회수기 설치비용은 소비자가 빈병을 직접 반환하지 않아 포기한 보증금에서 충당하며 한해 570억원에 이른다. 환경부는 시범사업 이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관련업계가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빈병 재사용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빈병을 쉽게 반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인회수기 시범사업 뿐만 아니라 환불표시 개선, 소비자 콜센터 운영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1994년 이후 한번도 오르지 않았던 빈병보증금을 내년 1월21일부터 올린다고 발표했다.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오른다. 빈병보증금을 주지 않는 소매점을 신고하면 신고자에게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병파라치 제도도 도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