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4일과 5일 양일간에 걸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들과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이 참석해 진행된다. 4일 오전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는 어버이연합 관련 문제와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 이미 지난 19대 말기 당시 발생했던 각종 현안이 이월되고도 최근 ‘세월호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통제’까지 더해져 여야와 정부 부처간 불꽃 튀는 설전이 예고되고 있다.

첫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최근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문제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응책과 기업 구조조정 문제 등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불거진 조선해운업계의 부실채무와 관련 대단위 국민혈세를 아무런 기준도 근거도 없이 회의 속기록조차 작성하지 않고 집행하려던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비공개로 이뤄져온 것에 대해 야당이 ‘법적 근거’를 주장하며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가운데 여야와 정부는 그간 발생한 굵직굵직한 현안을 두고 불꽃튀는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서별관회의’로 알려진 이 회의는 지난해 10월22일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으며, 국가 기록 관련법상에는 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는 행사로 분류된다. 서별관회의는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차관급 이상의 고위 관료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제18조)’에는 ‘주요 정책의 심의 또는 의견조정을 목적으로 차관급 이상의 주요 직위자를 구성원으로 하여 운영하는 회의’에 대해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57세, 전남 순천)이 지난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도한 KBS뉴스팀에 전화를 걸어 당시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언론보도와 관련해 편집이나 삭제를 마음데로 지시한 사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업무에 충실한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야권과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는 ‘민주주의 가치를 크게 훼손한 언론통제’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이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부처와 야당 의원들 간의 설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대정부질문이 과거와 다른 양상은 국회가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된 만큼 야당은 막강한 화력으로 그간 문제가 됐던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행정의 집행 행태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심산이고, 이런 야당의 집중사격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어떤 방패를 들고 막아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첫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새누리당에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자로 이종구, 김한표, 정유섭, 정종섭, 송석준 의원이 나간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진표, 이언주, 윤호중, 민병두, 홍익표 의원 등 경제 전문가들이나 대여공세에 남다른 활약을 보여온 의원들로 전진 배치에 박근혜 정부를 단단히 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당도 유성엽 의원과 채이배 의원 등을 내세워 대정부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같은 현안들에 대해 과거처럼 ‘관행’이라거나 ‘업무에 충실’ 등을 이유로 과거처럼 맞설 것으로 보이지만, 20대 국회가 과거 ‘여대야소’ 시절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기 때문에 다소 신중을 기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특별히 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5일엔 비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정현 청와대 전 홍보수석의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통제 의혹에 대해 공세 수위를 한껏 높여 ‘결과’를 얻어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아울러 그간 관제집회 논란이 됐던 어버이연합 사태와 수백명의 희생자를 냈던 가습기살균제 문제, 천문학적인 로비자금을 받았다는 전관예우 의혹의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 이재명 성남시장 등 6개 시(市)지자체 단식농성까지에 이른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 강행 문제, 성공단 재개 여부를 비롯한 대북강경정책과 외교정책 등을 둘러싸고도 정부와 여당이 한편이 되어 야당의 첨예한 칼날 공세를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 비경제분야 질문에는 야당에서는 박범계·심재권·표창원·한정애·이철희(더민주)·김동철·이용주 의원(국민의당) 등이 대정부질문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정쟁보다 민생을 강조하며 여론전으로 야당의 협공을 막아내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에 더하여 최근 장기적 경기 불황에 따른 서민경제의 어려움과 국제적 테러, 북한의 무력 도발로 불거진 국가 안보 위협 등을 내세워 대정부질문의 마지노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밖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개헌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통상적으로 정치와 통일·외교·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번 20대 총선에서 ‘민생경제 살리기’가 주안점이 된 만큼 여야는 이들 각 사안들을 ‘경제와 비경제’로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4일 오전 10시에 본회의장이 개회되면 이날 예고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앞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