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대책위원회가 배포한 이날 보도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백남기 농민이 사망에 이를 경우 부검을 실시할 계획인데, 경찰이 서울대병원을 애워싸고 있는 이유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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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기 농민 위중 소식에 서울대병원을 에워싸고 있는 정복 경찰들, 백남기 대책위는 지난 24일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사복을 입은 경찰들과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
현재 백남기 농민 가족들은 ‘준비하시라’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대기중이며,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백남기 대책위 회원들과 전국가톨릭농민회 임원, 대학생들이 행여 있을지 모를 경찰과의 충돌을 대비하기 위해 중환자실 입구를 지키고 있다.
24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백남기 농민은 지난 23일부터 위독해진 상태로 주말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전해 받았다. 현재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은 백씨의 곁을 지키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세종로소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남 보성군에서 상경했다가 이날 오후 종각과 세종로 사거리 사이에서 미리 현장에 포진된 경찰의 직사물대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백남기 농민은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백남기대책위 관계자는 “백남기 농민이 어렵게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안타깝게도 며칠전부터 위독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백남기 농민을 쓰러지게 한 국가폭력에 대해 누구도 기소되거나 처벌받지 않았고 국가폭력을 제어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국회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진실만으로 국가폭력 당사자와 지휘책임에 물어 기소할 수 있으나 사실상 조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언제든지 또다른 백남기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남기 농민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는 현재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해놓은 상태지만 검찰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아울러 국가를 상대로 2억4000만원 규모의 국가배상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백남기 농민의 가족과 백남기 대책위원회 등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가 맡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검찰은 사건발생 7개월만인 지난 6월에서야 처음으로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현재까지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등은 소환 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
강신명 전 청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시위 현장에서 사람이 다쳤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객관적 조사와 법원 판결에 따라 나오는 책임에 대해 사과 방문을 포함해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만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2차례 열렸다. 서울대병원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남기대책위의 농성은 24일로 316일을 맞고 있다. 특히 이날은 백남기 농민의 칠순 생일이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25일 오전 10시쯤 상황에 따라 대표자회의를 거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백씨의 상태를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백남기 농민이 위중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검찰과 경찰은 즉각 백남기 농민의 부검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이와 같은 검경의 행태에 크게 반발하고 성명을 통해 검찰의 부검 계획을 맹렬히 비판했다. 25일 새벽 현재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 본관 중환자실과 영안실이 있는 장례식장에는 정복 및 사복을 착용한 경찰들이 적지 않게 드나들고 있으며, 이들의 ‘행동’에 대비하고자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중환자실과 영안실 복도를 지키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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