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권력의 막가파식 횡포에 맞서 1년을 ‘민중총궐기’로 촛불혁명을 이끌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5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한 정형식 판사에 대해 “이재용 석방판결은 재벌불사 사법적폐 판결의 화룡정점이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정형식 판사는 5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풀어줬다. 네티즌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를 맹렬히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정형식 판사의) 법원이 삼성 이재용을 집행유예로 석방시켰다”면서 “이재용을 석방시키기 위해 상식과 법리를 초월하고 뒤집는 온갖 해괴한 논리가 동원되었고, 그 결과 이재용에 대한 대부분의 범죄혐의는 무죄로 되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한 정형식 판사를 싸잡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정형식 판사의)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 최대 재벌의 오너이자 국정농단의 몸통 범죄자를 박근혜와 최순실의 강요와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승마지원을 해준 힘없는 피해자로 둔갑시킨 희대의 판결”이라면서 “이재용이 저지른 범죄혐의에 대한 무죄인정 등 집행유예 판결의 근거를 하나하나 분석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이재용은 오늘 판결의 결과로 석방된 것이 아니라 석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판결문이 작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재용 석방과 정형식 판사 선고 판결을 맹렬히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이재용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한 정형식 판사의 판결에 대해 “공명정대하고 정의와 양심에 입각해야 할 판사가 법대와 법복을 모욕하고 스스로 재벌오너에 몸을 조아리고 펜대를 구부려 판결문을 작성한 것”이라면서 “박근혜와 최순실, 이재용이 한 몸처럼 움직인 총체적 국정농단 사건이다. 이재용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또 한명의 몸통이었다. 삼성 편법 승계 작업을 위해 박근혜를 만났고, 박근혜와 일체였던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것은 법을 모르는 사람도 다 알 수 있는 이치다. 이재용을 순수한 자연인으로 둔갑시킨 오늘 (정형식 판사) 재판부의 판결을 이해할 국민은 단 한명도 없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민주노총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을 맡은 정형식 판사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이) 뇌물로 말은 사줬는데 말 소유권은 삼성에 있는 것이어서 무상사용에 대해서만 뇌물이라고 판결했다. 차떼기로 뇌물을 건네도 그 뇌물은 뇌물을 준 자의 것이기에 뇌물 받은 자가 사용한 것에 대해서만 뇌물로 인정하겠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라면서 “삼성 장학생 판사의 머리에서 나온 논리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법리”라고 정형식 판사를 삼성 장학생이라고 비유했다.

민주노총은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한 정형식 판사에 대해 헌껏 목소리를 높이고 “이재용처럼 재벌총수에 대한 봐주기 판결, 솜방망이 판결이 오랜 사법적폐라고 하지만 오늘 이재용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은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사법적폐 판결의 화룡정점이다”라면서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법을 능욕하며 재벌불사(財閥不死) 판결을 자행한 오늘은 사법부가 재벌에 굴복한 사법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정형식 판사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노총은 다시 이재용 집행유예 석방을 선고한 정형식 판사에게 “오늘 판결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로 이미 신뢰를 잃어버렸던 사법부에 대한 남아있던 마지막 기대와 신뢰마저도 허망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라며 “이제 노동자와 국민들이 사법적폐 청산에 떨쳐나설 것이다. 사법부내 양심 있는 아니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법관들도 오늘 판결에 대해 사법적폐로 규정하고 즉각 규탄의 목소리와 청산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향후 정형식 판사의 사법부를 향한 투쟁을 단단히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 말미에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의 사법부를 향해 “언제까지 제 식구라고 적폐를 감싸 안고 있을 것인가? 정권이 바뀌었지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재벌 앞에서 멈춘 사법적폐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아니 국정농단의 몸통으로 중대범죄를 저지른 이재용을 징역 5년 그 이상의 실형판결로 구속시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헬 조선이다”라면서 “노동지옥이고 재벌천국이다. 민주노총은 ‘이재용도 공범이다. 즉각 구속하라’ 외치며 지난겨울 함께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과 함께 다시 이재용 구속과 재벌체제를 해체하고 개혁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재벌을 개혁해야 세상의 바꿀 수 있는 문이 열린다”고 정형식 판사를 향해 촛불을 들겠다는 결기를 단단히 다졌다..

촛불혁명 당시 집행부 역할을 했던 “박근혜 퇴진 긴급국민행동” 대변인을 맡았던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 사무처장은 지난해 6월(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시 주가조작-배임 고발)에 이어  11월(뇌물. 횡령 등 혐의 고발) 등 두 차례 이재용 부회장을 고발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정형식 판사가 풀어준 것에 대해 이재용 대표고발인으로 조사를 받았던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정형식 판사의 판결이 나오기도 전인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 직원이 회삿돈 10억을 횡령해서 1심 4년 징역을 선고받았는데, 이재용의 경우 8배에 해당하는 32년의 징역형이 나와야 맞지 않느냐”고 이재용 부회장의 판결에 대해 엄벌할 것을 정형식 판사의 재판부에 촉구했다.

안진걸 처장은 정형식 판사의 이재용 부회장 판결이 나온 후에는 더욱 분기탱천해서 “세간의 예측보다도 더 노골적인 ‘봐주기’ 판결이다”라며 “법이 약자나 노동자·서민에게는 무척 엄격하면서 어떻게 재벌총수들에게는 관대할 수 있는지, 국민이 보기엔 분명히 뇌물이고 횡령인데 법관의 눈에만 그렇게 안 보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안진걸 처장은 “(정형식 판사) 법관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데 국민으로부터 독립해 자본을 도와주는 꼴”이라며 “국민이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를 향해 단단히 결기를 다졌다.

이외에도 이재용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제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형식 판사의 판결을 맹비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체로 “항소심 결심공판 전 날, 이재용은 1심에서 인정된 횡령액 80억원을 자비로 돌려주었다. 한사코 무죄를 주장해왔었지만 범죄 사실을 모두 없던 일로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죗값을 덜어보려는 것이겠지만, 회삿돈을 횡령하지 않았다는 그 동안의 주장은 무색해졌다”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에 대해 날선 지적을 가했다. 인터넷과 SNS상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정형식 판사에 대해 비난과 욕설을 넘어 노골적인 신상털기까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심지어 정형식 판사가 삼성에 엄청난 제정적 지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위험스러운(?) 수위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