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서울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출발해 신병을 확보한 뒤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 수감했다. 동부구치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하는 주요 사건 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다. 물론 동부구치소나 서울구치소의 인력 상황도 있지만 두 대통령을 같은 구치소에 수감하는 것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 대한 풀이가 많다. 동부구치소는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으로 이전했다.

▲ 사진 = 이명박 전 대통령

동부구치소에는 최순실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되어 있다. 동부구치소의 최씨가 수감된 방은 5.15m²(1.55평), 김씨가 수감된 방은 6.5㎡(1.96평) 크기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구치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6㎡(3.2평)의 독거실을 배정받았다. 일반 수용자들이 쓰는 6.3㎡(1.9평)의 독거실보다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방에는 일반 수용자의 방에 없는 간단한 샤워시설도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동부구치소에서 비슷한 규모의 방에 수감될 가능성이 크다.

동부구치소에서는 별도의 공사 없이 기존에 있던 독거실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감시킬 것으로 전해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재판을 받으며 동부구치소에서 매일 30분씩 1회에 한해 접견을 할 수 있다. 변호인 접견시에는 직원이 입회하지 못해 형사소송법상 방어권 보장을 할 시간이 주어진다.  동부구치소는 지난해 6월 신축되었다. 동부구치소는 다양한 크기의 독거실을 가지고 있는데 관물대와 접이식 침대, 세면대와 변기, TV 등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라는 사유가 적용되었다. 법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나오지 않겠다고 밝히자 이날 오전 ‘서류심사’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법원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거기록을 제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과 관련해 영포빌딩에서 나온 ‘ 대통령 퇴임 뒤 다스 차명 지분 회수 방안’등 청와대 문건과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및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의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한 셈이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태도 등에 비춰 향후 증인들을 회유, 협박하거나 정치적 사건으로 왜곡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중형 선고가 예상돼 도망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원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구치소에 들어가기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현재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네 번째다.

[한인협 = 김혜주 기자]

김혜주 기자  han_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