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내를 성폭행했는데 무죄를? 친구 아내 성폭행 무죄 선고 뒤, 피해를 주장했던 부부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4일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징역1년 6월)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 친구 아내 성폭행 무죄 판결...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TV

충남 논산 지역의 폭력조직 조직원 A씨는 2017년 4월 친구의 부인을 충남 계룡시의 한 무인모텔에 데려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협을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나서 친구의 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A씨는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도 있었다.

작년 11월 1심 재판부는 A씨의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A씨의 폭행 혐의만 유죄로 판단하여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A씨 친구의 부인은 "작년 4월 10일 밤 A씨를 만나 폭행과 협박을 당한 이후 며칠 동안 협박을 당하다가 14일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4월 10일부터 15일까지 매일 만나다시피 하며 남녀 관계로 발전했다"라고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부부 사이를 이간질하고 A씨 친구 부인의 뺨을 때리거나 친구를 해치려고 한다고 협박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A씨의 친구 부인은 남편이 출장을 간 4월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 동안 매일 A씨를 만나면서도 감금이나 구속을 당한 적이 없으며 남편과 계속 연락하면서도 A씨의 협박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루어 A씨의 친구 부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무인호텔의 CCTV 화면에도 사건 당일 A씨가 맥주로 추정되는 물건이 담긴 봉투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그리고 호텔에서 나와서도 아무렇지 않게 C씨와 차에 타는 장면이 찍혀 있는 점 등을 무죄의 근거로 판단했다.

한편 A씨의 친구 부부는 자신들의 억울함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들은 재판이 진행되던 3월 초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죽어서도 복수하겠다”는 유서를 남긴 채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의 아내 유서에는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무언의 살인자', '가정 파탄자' 당신의 간사한 세 치 혀 때문에 지난 1년간 우리 두 사람은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사람들 앞에서 웃고 있어도 사는 것이 지옥 불구덩이였다”라고 적혀 있었다. A씨 친구의 유서에는 “죽어서라도 끝까지 꼭 복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맥주만 마시고 가자는 A씨의 요구에 A씨 친구 부인은 함께 무인모텔에 들어갔고, CCTV 증거영상 등을 살펴보니 A씨 친구 부인은 모텔에 A씨와 함께 들어가면서 위협에 의해 겁을 먹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 혐의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한다"고 전했다.

[한인협 = 이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