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희룡 인천 타워크레인 사고가 강풍과 관계 없다고? 천만의 말씀!

원희룡 사고분석 보고 받고 SNS에 반박글... 그렇다면 ‘사고 원인은?’ 박귀성 기자l승인2023.03.20l수정2023.03.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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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다시 한 번 논란이다. 지난 16일 인천광역시 부평구 작전동 소재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충돌사고에 대해 원희룡 장관이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하 안전관리원)을 방문해 타워크레인 사고조사 중간결과를 보고 받고 내린 “이번 사고는 기계 결함이나 무리한 작업 지시로 인한 사고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의도적으로 안전을 소홀히 하면서 ‘작업현장 안전이 후퇴되고 있다’는 거짓 선동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현장 지시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는 거다.

▲ 풍속계, 해당 풍속계가 기록하고 있는 23.5m/sec는 타워크레인의 경우 당연히 작업이 중지되어야 함에도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태업으로 몰리지 않기 위하여” 작업 지시자의 작업을 강요받고 있다는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펄펄 뛰는 모양새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본지 기자에게 인천 타워크레인 충돌 사고 당시와 유사한 작업 형태의 영상과 사진 등을 제공하면서 “갱폼(골조공사 외벽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현장에 설치하는 거푸집) 작업은 매우 위험한 작업이고, 무리한 갱폼 작업에서 사고의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면서 “무조건 무리한 작업 지시로 인한 사고는 아니라고 단정한다면,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내놓을 수 있었어야 한다”고 원희룡 장관의 판단에 대해 강한 반박을 이어갔다.

조종사들은 특정 발언을 문제 삼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사고 시간대의 평균 풍속은 초속 3.2m에 불과했고, 타워크레인 풍속계 버저가 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버저는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 때 신호가 울린다. 사업주는 순간 풍속이 초당 15m를 초과하면 타워크레인 운전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원희룡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분기탱천했다.

반면, 원희룡 장관의 발언이 각 언론매체에 보도된 후 본지 기자가 20일 오전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의 한 담당자와의 대화에서 “원희룡 장관에게 안전관리원이, 언론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보고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안전관리원 측은 “언론매체의 보도 내용이 다소 와전된 부분이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취합한 자료들을 충분히 분석해서 내릴 것이고 아직 사고 원인 분석이 끝난 것도 아니어서, 풍속 때문에 사고가 났다거나, 사고가 난 게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사고 지역의 16일 풍속에 대해 공신력 있는 자료가 필요해서 사고 당일 해당 지역의 풍속이 3m/sec라는 사실을 기상청 인터넷 자료로 확인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19일자 각 언론매체의 보도를 접한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풍속에 대해 “지상에서 측정하는 풍속과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작업하는 고공의 풍속은 완전히 다르고, 그 풍속에 작업 대상 물체에 따라 ‘풍압’까지 발생하는 게 갱폼 작업인데, 바람이 전혀 없는 날에 작업을 해도 갱폼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빙글빙글 돌거나 약간의 바람에도 저항을 받아 이리저리 날리게 되어 있는 위험한 작업이 갱폼작업”이라고 지적했다.   

본지 기자는 기상청으로부터 ‘강풍’에 대한 기준을 확인한 바 기상청의 설명에 따르면 강풍 주의보에 대해 육상에서 풍속 50.4km/h(1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72.0km/h(20m/s) 이상이 예상될 때 주의보를 발령하는데, 다만, 산지는 풍속 61.2km/h(17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90.0km/h(25m/s) 이상이 예상될 때를 기준으로 하고, 강풍 경보의 기준에 대해서는 육상에서 풍속 75.6km/h(21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93.6km/h(26m/s) 이상이 예상될 때이고, 다만, 산지는 풍속 86.4km/h(2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108.0km/h(30m/s) 이상이 예상될 때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작업하는 지상 1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는 이러한 기상청의 강풍 관련 기준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게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주장이다. 풍속을 놓고 다툼이 일고 있는 각 측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기상청이 2022년 12월에 발표한 ‘지상기상관측지침(총합 315쪽 분량)’에서 풍속을 측정하는 기준에 대해 상세하고 기술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첫째, 기상청의 해당 자료에 따르면, 고공에서의 풍속을 측정하는 기준은, 대기의 수평적인 흐름의 속도를 풍속이라고 정의하고, 이런 풍속은 지면으로부터 높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지상 10m 높이의 풍속을 표준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며, 풍속 역시 풍향과 같이 시시각각으로 변동하므로 일반적으로 풍속은 관측시각 전 10분간의 평균풍속을 말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서 고공에서 작업하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두려워하는 풍속은 하루 일상에서의 평균 풍속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게 조종사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원희룡 장관이 주장한 일계(日計) 평균풍속과는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즉, 기상청이 “순간풍향, 풍속은 특정 시각에 대한 풍향, 풍속이며, 일계 내의 순간풍속의최대값을 ‘일최대순간풍속’이라 한다”고 정의한 작업 당시에 맞닥뜨리는 순간 최대 풍속을 의미하는 거다.

이는 곧, 타워크레인의 풍속 관련 사고는 최대순간풍속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인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책임원구원 박일철 전 소장)의 2014년 “풍속에 따른 크레인 작업중지 기준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최대풍속(평균풍속)의 산정은,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풍속계로 측정하는 풍속은 순간적으로 측정되는 풍속”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타워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는 때 불어오는 순간적 바람의 충격이라는 거다. 

이에 더 나아가 건축설계 전문가들은 “도시에서는 지상 100m 부근의 풍속은 지상 10m 부근 풍속의 3배 정도”라고 밝히고 있는데, 기상청은 이에 대해 “관측장소 주위의 건물이나 나무 등 장애물이 있는 경우 바람을 관측할 때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풍향계, 풍속계를 옥상에 설치할 경우에는 적어도 3m 이상의 높이가 되도록 설치하고, 지상에서는 기준높이를 10 m(1947년부터 국제적 기준으로 개정됨)로 하며, 측기 주변은 넓은 평지로 주위 장애물의 10배 이상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풍속 측정 조건에 대해서도 표준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위원장 유상덕)의 김경수 대외협력국장은 20일 오전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인천 타워크레인)사고 당시에 주변에 일하던 다수의 다른 조종사들에게 물어 본 결과 풍속계상으로 해당 지역 순간최대풍속은 7-12m/sec까지 기록했다고 한다”면서 “사고 현장 타워크레인 고공 높이는 해상 현장의 건물 지상층 높이를 봐야 하는데, 사고 현장의 경우 타워크레인 단 1대가 설치되어 작업하고 있고, 시공하고 있는 건물이 각각 16층, 24층, 27층으로 3개 동의 높이가 모두 다르다. 타워크레인 작업실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약 100m 남짓이라고 봐야 한다. 커다란 갱폼의 경우 3m/sec만 넘어가도 조종사들은 강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국장은 특히 “위험 작업성을 내포한 갱폼을 일정 규격 이상으로 만들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골조 시공업체들은 빠른 시공과 인건비 절약 등 여러 가지 잇점이 있기 때문에 갱폼을 지나치게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현장의 경우 타워크레인 운전석과 갱폼이 5m-10m의 간격이 있었지만 들어올린 갱폼이 워낙 컸다. 큰 갱폼은 공중에서 빙글빙글 저절로 돌아가다가 바람까지 불면서 운전석과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 원인을 진단했다.

한편, 단종업체(목수, 철근, 콘크리트타설 등의 전문건설업) 근무경력 30년의 천병조 박사는 명지대학교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갱폼 작업 등 건설현장 골조 공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사고율을 비교하여 지적하면서 “갱폼 작업시의 사고율 역시 적지 않다”는 내용으로 기술한 “아파트 건설현장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 개선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갱폼 작업의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천병조 박사는 이에 대해 “갱폼 등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시설물 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결과에 사고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면서 “건설업의 공사 발주방식은 원수급인 사업주가 전문건설 공사를 수행할 하수급인 사업주를 입찰하여 선정한 후 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원수급인 사업주와 하수급인 사업주간의 하도급 공사계약이 갑을 관계에서 입찰이 진행되면서 안전관리에 필요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에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시설물 관리를 허술하게 할 수 밖에 없어 아파트 건설현장의 재해는 여전히 반복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라고 개탄했다. 결국 건설공사 하도급 전체 비용에서 안전한 건설현장 관리를 위해 공사비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인 셈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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