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워크레인 월례비가 아니다. 시공업체 불법 다단계 하도급부터 때려잡아라!

타워크레인 기사는 건설현장 안전 시공 감시자 역할 “너무 많이 위축됐다” 박귀성 기자l승인2023.05.28l수정2023.05.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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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노동개혁이라며 대대적으로 행정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노동계로부터 거센 저항에 직면해 있던 국토교통부가 이번엔 ‘건설현장 불법하도급 집중단속’이라며 시공업채를 향해 행정 몽둥이를 들었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건설현장 불법행위 중 부실시공과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는 불법하도급 단속을 위해 5월 23일부터 8월 30일까지 100일간 불법하도급이 의심되는 508개 공사현장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선언했다.

타워크레인 기사 월례비 문제는 이미 광주지방법원(2019가합59979 판결)과 광주고등법원(광주고등법원 2021나22465 판결)에서 “건설업계의 타워크레인 노동조합 기사들에 대한 월례비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건설업체로부터 정당하게 받아온 임금에 해당하고,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거나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당한 임금이므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법원의 판례를 무시하고 ‘기왕에 강행했던 월례비 때려잡기’를 지속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노동계는 “언젠가는 이런 행정 폭력을 심판하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훗날 반드시 직면하게 될 노-정간의 ‘진검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 건설근로자공제회조사연구센터 전문위원인 심규범 박사가 지난 3월 2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청 구조에 대해 성토하고 개선책에 대해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이날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집중단속은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대책(`23.2.21) 및 민당정의 후속대책(`23.5.11)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단속 대상은 ①노무비 지급률, ②퇴직공제부금 납부율, ③전자카드발급률이 낮은 공사현장”이라며, “이들 현장에 무자격자에 대한 하도급, 일괄 하도급,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산업기본법이 금지하는 6개 유형(붙임 참고)의 불법하도급 여부를 조사하여 위반사항 적발 시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발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런 행정에 대해 “불법하도급은 공사비 누수, 부실시공으로 이어져 건설현장의 안전을 위협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여건을 해치는 한편, 건축물의 품질을 저하시켜 궁극적으로는 국민들께 피해를 끼치는 만큼, 건설현장에서의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철저히 단속하고 처벌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건설산업 혁신,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연속토론회3-건설산업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국토교통부 김상문 건설정책국장은 이날 토론 참석자들에게 “불법 하도급에 대해 (건설업계는) 본인들과 무관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공사를 따기 위해 금품) 상납이 있든 유용이 있든 여러분들이 최고 많이 아니까 (공정건설지원센터에) 신고하시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국토교통부의 행정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 방청석에 있던 건설 노동자들은 “오늘 아침에도 신고하고 왔다”, “아무리 신고해도 조사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을 성토했다. 일찍부터 노동계에선 “건설현장의 ‘공사비 빼먹기 행태’라는 고질적 병폐는 ‘불법 하도급’으로 건설현장 개혁은 불법 하도급을 근절해야 하는데도, 국토교통부가 실질적으로 단속에 나서지 않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하며, 수수방관해왔다는 지적을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그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에 대해 28년간 연구해 온 건설근로자공제회조사연구센터 전문위원인 심규범 박사는 “새 정부의 주요 가치 중 하나가 노동존중이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노동존중에서 멀어진 이유는 (건설업체들 사이에) 무한 저가경쟁의 수렁에 빠진 시장실패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건설현장의 개혁은 고질적인 불법 저가 하도급을 근절하는데 있다고 역설했다.

심규범 박사는 지난 3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타워크레인 ‘월례비 해법 마련을 위한 증언·토론회’”에 참석해서, “건설현장 불법 내지 변칙적인 하도급의 실태는 건설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저임금,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라면서 “공사 발주자는 종합건설업체(원청)에 일을 맡기고, 원청은 다시 분야별로 세분화된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여기서 다시 다른 업체에 도급을 맡기는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심규범 박사는 직접 준비해 온 영상 발표자료(프리젠테이션, PPT) 화면을 통해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 하도급 사례와 정부의 대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건설업종 선진국인 독일과 미국의 ‘불법 하도급 방지 정책’ 등을 소개하며 정부 정책의 미비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심규범 박사는 특히 “하도급이 반복될수록 공사비는 줄고, 업체들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인건비와 공사 기간을 쥐어짠다”면서 “무한 저가경쟁의 근원은, 발주자는 원수급자의 저가경쟁을 믿고, 원수급자는 하수급자의 저가경쟁을 믿는다. 그렇다면 하수급자의 저가수주 근거는 바로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는 근로자의 저가경쟁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심규범 박사는 한껏 목청을 돋우고 “바로, 여기가 무한 저가경쟁의 진원지다. 자국의 임금이 낮은 불법 외국인력이 많아질수록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부족한 공사비에 맞추려니 무리한 공기단축, 저가 자재와 저임금 저숙련인력 투입 등이 많아진다. 이것은 산재(특히 불법 외국인력)와 부실시공의 증가로 표출되고 건설업에 대한 불신은 깊어진다”고 건설현장의 병폐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심규범 박사는 건설노동자의 열악한 임금에 체계에 대해서도 “적정임금제를 도입해 (건설현장) 직종별로 임금 하한선을 설정하면 불법 하도급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숙련 인력 확보를 위해 기능 등급제(숙련도에 따라 적정 처우를 하자는 취지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적정임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윤석열 원희룡 두 권력자의 건설현장 노동탄압이 극에 달했다는 노동계의 성토가 쏟아지면서, 이런 노동탄압의 결과 산업안전보건법이 무력화되고,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은 위험에 노출되었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건설현장 안전 시공 감시 기능도 크게 위축되었다. 때문에  건설현장에선 각종 산업재해 관련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최근 공사비 절감을 목적으로 시공할 철근을 과다하게 빼먹어서 공사현장이 붕괴되거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현장 안전요원 미배치로 인한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고, 심지어 공기 단축과 인건비 절감을 위해 과도한 위험작업을 강행하다 타워크레인이 붕괴되어 건설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노동계는 지적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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