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하자 달아난 상습 사기범이 2개월여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20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정모(50·여)씨는 2011년 7월부터 자신이 유명 증권사의 직원이라며 "투자 하면 주식으로 불려주겠다"며 주변 사람 12명을 꾀어 11억을 가로챘다.

이러한 혐의로 2013년 11월 정씨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으나, 그 뒤로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재판을 10여차례 연기하거나 출석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어진 재판 끝에 지난 2월 서울남부지법은 정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실형이 선고되면 바로 법정구속이 되지만, 정씨는 자신의 육체와 정신에 질환이 있다고 호소하여 구속은 면했다. 사법부에서 정씨가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선고 1주일이 지나도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서 형이 확정되었고, 검찰은 정씨가 도주한 것으로 보고 형미집행자 전담검거팀을 구성해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정씨가 본인 명의가 아닌 언니와 내연남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통화 내역등을 분석해 정씨가 충남 태안군의 은신처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 수사관 2명은 1차로 1일 새벽부터 은신처 인근에 차를 대고 정씨를 기다렸고 16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허탕이었으나, 13일 새벽부터 다시 잠복했던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정씨를 검거했다. 도주 2개월 만이었다.

정씨는 붙잡힌 직후 홍성교도소로 이송되어 수감되었으며, 검거 시점을 기준으로 징역 8년을 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