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생후 10개월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엄마가 무죄판결을 받았다.

26일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용우)는 화가 나 딸을 폭행하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숨진 딸의 어머니 김모(3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딸을 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증명하기 어렵고 증거 또한 없다”고 설명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를 증명할 만한 것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에 의거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김씨가 딸에 대한 직접적인 미움이나 분노보다는 남편과 싸운 뒤 남편에 대한 원망 때문에 딸을 때렸을 뿐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딸을 폭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딸을 때린 뒤 딸이 축 처지는 반응을 보이자 분유를 먹이고 발을 깨무는 등 딸을 깨우거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재판부가 김씨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한 것은 맞지만 살인죄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해석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2월27일 남편과의 불화로 화가 났고, 홧김에 10개월 된 딸의 머리와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하여 간 파열에 의한 혈복강 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남편이 가정에 충실하지 않고 외박을 자주하는 점,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은 점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경찰조사에 의해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언론과의 통화를 통해 “성인이면 모르겠지만 10개월밖에 안된 아이이기 때문에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하며 “부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판결이 살인으로 인정된 만큼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