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회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1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독대한 후 여의도에서는 국회법 개정안 관련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1일 국회법 개정안 관련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정의화 의장의 중재노력은 국회 기능을 살리는 데 있어서도 귀중한 것이라 쉽사리 무시할 수 없다”며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의화 의장과 회동을 갖기 전에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국회의장의 노력을 짓밟아버린 데 대해 유감이며, 더이상 청와대의 허락을 받고 하는 입법권 행사는 불가하다”며 향후 청와대의 변화 없이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국회가 억눌릴 필요는 없지만, 거부권 행사로 인해 국회가 파행하고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12일 의총에서) 당내 논의를 더 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에도 “지금으로선 중재안 수용은 안 될 것 같다”며 “(거부권 행사가) 헌법상 권리라면 어쩔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또한 “정의화 국회의장도 청와대의 변화를 촉구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서로 노력하자는 것”이라며 “야당도 청와대의 입장 변화를 전제로 입장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해 향후 절충 가능성은 열어 놨다.

박수현 원내대변인 또한 본지와의 대화에서 “국회법 개정안은 순수하게 국회와 청와대의 역할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지, 청와대와 야당이 싸우자는 게 아니다”라며 “마지막까지 국회가 좋은 뜻으로 노력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순수한 취지를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어 “이제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며 “만일 청와대에서 응답이 없으면 국회법 개정안은 원안대로 송부된다고 봐야 한다”며 “중재안에 대해서 청와대가 어느 정도 태도 변화가 있다면 우리도 (적정선에서) 양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타협의 여지는 남겨뒀다.

이같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입장에는 비록 전제조건이 붙긴 했지만, 강경기조가 하루 사이에 다소 전환한 것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와 이에 맞물려 여당까지 비협조로 일관한다면 법안은 자동 폐기될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야당으로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대변인은 “청와대가 비록 중재안을 외면했지만, 우리는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청와대가 그 점을 인정하고 다소 융통성 있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도 “만일 이 같은 우리들의 노력마저도 외면한다면 이는 명백한 국회 무시로서 이후 책임은 청와대에게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