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의 치명률이 오늘(17일) 기준으로 11.7%까지 높아졌다.

향후 메르스 환자 발생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메르스 발생초기 치명률이 10% 이하를 밑돌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메르스 확진 환자 수는 8명이 추가 돼 총 162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1명이 늘어 총 20명이 됐다.

17일 오전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밤 사이 메르스 확진 환자 8명이 늘었고 사망자가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메르스 사망자는 54세 여성으로 기관지확장증과 고혈압의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됐던 42번 환자다.

이로써 확진자 총 162명중 치료중 123명, 퇴원 19명, 사망 20명이 됐다. 전일대비 신규 확진자는 8명, 퇴원자 2명, 사망자 1명이다.

이날 추가된 메르스 확진 환자 8명 중 5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염됐고 이 가운데 1명은 의사다. 4명은 지난 26일부터 29일 사이에 치료 또는 가족 진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던 사람들이다. 또다른 의사 1명은 병원에 근무하는 30대 의사로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 확인을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했다. 76번 환자가 지난 5일 내원했을 당시 응급실에 있던 의료진이다. 76번 환자는 이 병원에서만 239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첫 환자가 발생하자 비상이 걸렸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과 평택굿모닝병원에서 각각 1명씩 발생한 환자는 지난달 27일~29일 사이에 각각 15번, 17번 환자와 같은 병동 또는 병실에 입원했던 경우다.

방역당국은 뚜렷한 기저질환이 없는 메르스 환자일지라도 65세 이상의 고령이라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만큼 아직은 메르스의 치명률이 높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국내 메르스 환자의 치명률도 중동과 마찬가지로 기저질환자이나 고령 등의 고위험군에서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늘을 기준으로 상태가 불안정한 18명이 향후 치명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메르스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명률을 집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