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검찰이 포스코가 인도에서 협력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최근 포스코 협력사인 동양종합건설의 인도 현지법인인 동양인디아 최모 전 법인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최 전 법인장을 상대로 인도 현지에서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2009~2011년 동양인디아의 회계책임자였던 인도인 A씨가 본사와 포스코 등에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보한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3일 동양종합건설 본사계열사와 포스코 본사를 압수수색해 비자금 조성 여부와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동양인디아가 2008년 설립된 뒤 수년간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33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는 동양인디아가 자재 구입비 등을 허위로 꾸며 이 같은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인디아는 현지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미국 달러로 환전해 인도네시아 사업 진출 비용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빼돌렸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동양종합건설은 포스코 그룹 비자금 조성의 '윗선'으로 꼽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취임한 2009년부터 인도 등에서 포스코의 대규모 해외공사 여러 건을 수주하며 사세를 키워 특혜 의혹을 받아왔다.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는 포스코의 인도네시아제철소 건설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배 회장도 소환해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동양종합건설 관계자는 "인도 회계 책임자는 인도 사정당국에도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가 무고죄로 구속영장까지 발부됐던 인물"이라며 "전 법인장 최씨가 검찰에서 소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