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동해안 적조가 확산됐다. 전남 앞바다에서 출현한 적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동해안은 '게릴라성' 적조로 인한 피해까지 발생해, 양식어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9일 포항과 경주 앞바다에 내려졌던 '적조주의보'를 '적조경보'로 대체 발령하고, 영덕과 울진에는 '적조주의보'를 내렸다.

적조경보는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당 1천 개체 이상일 때, 적조주의보는 100개체 이상이면 발령된다.

경북동해안은 현재 적조생물이 물고기를 폐사시킬 수 있는 ㎖당 1천에서 최대 8천 개체까지 검출되고 있고, 일부 해역에서는 3천개체가 넘는 고밀도 '적조띠'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에 적조가 확산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포항시 호미곶면 강사리의 한 양식장에서 길이 1m의 방어 3천여마리가 폐사했고, 하루 전인 20일에는 호미곶면의 한 양식장에서 넙치 6천여마리가 폐사했다.

적조피해가 커지자 경북동해안 일선 시·군은 방제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포항시는 황토 90t을 적재한 황토살포기를 준비하고, 주요 항포구는 5곳에 9천506t의 황토를 마련했다. 또 액화산소 366t과 활어차량 20대, 화물차 10대의 예비 장비도 확보했다.
경주시도 적조 예찰선을 매일 투입해 적조 상황을 확인하고, 적조생물 발견 시 예인선 및 바지선을 동원해 즉시 방제작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게릴라성' 적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 당국과 양식어민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발생한 포항 장기면 양식장의 우럭 치어 6만 마리 폐사 원인은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 결과 적조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피해 양식장 인근에는 적조에 취약한 넙치 양식장이 있었지만 피해가 없었다.

밤사이 가라앉은 적조 생물이 해수 유입관을 따라 들어와 양식 치어를 폐사시키는 전형적인 게릴라식 적조 피해로 추정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동해안은 남해와 서해에 비해 해류가 복잡하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외해에 분포하던 적조가 순간적으로 연안에 접근해 양식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15호 태풍 '고니(GONI)'가 다가오자 지자체와 어민들이 적조가 소멸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올 강한 비 바람과 높은 파도가 적조띠를 분산시키면 세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태풍이 물러간 후에도 적조가 유입될 수 있어 포항시는 태풍의 진로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