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시작되나..글로벌 금융완화 정책 다시 힘입어

조희선 기자l승인2015.10.0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한인협 = 조희선 기자] 중국과 다른 신흥시장국의 가파른 성장 둔화가 선진국의 경제회복 기조를 지연시키면서 전 세계가 저성장 늪으로 다시 빠져드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국 중앙은행들이 한때 중단했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완화 정책에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인 유럽과 일본에서는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오자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추가 ‘양적완화(QE)’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7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신흥국들이 기준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6.7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인하 폭은 예상(0.25% 포인트 인하)보다 컸다. 대만도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1.875%에서 1.750%로 내렸다. 대만 기준금리에 변화가 생긴 것은 4년여 만이다.

파키스탄 중앙은행(SBP)은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42년 만에 최저 수준인 6%로 0.5% 포인트 낮췄다. 우크라이나도 지난달 말 기준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신흥국은 아니지만 노르웨이 역시 기준금리를 1.00%에서 0.75%로 내렸다. 3개월 만에 금리를 다시 낮춘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현재 경기 전망을 볼 때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양적완화로 회복세를 보이던 유럽 경제도 최근 불안한 모습이다. 유로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9월에 연율로 -0.1%를 기록했다. 역내 인플레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초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의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필요하면 추가 부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1%로 2년4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7일 정책위원회·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추진 중인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본원통화(monetary base·시중의 현금과 민간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긴 지급준비금의 합계) 규모가 연간 80조엔 정도 증가하도록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런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에 위원 8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했다.

IMF의 경제전망 수정치도 글로벌 경기 둔화를 뒷받침했다. IMF는 6일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1%, 3.6%로 예상했다. 석 달 만에 각각 0.2% 포인트씩 내린 것이다.

이러한 각국의 금리 인하는 대외적으로 해당국 화폐의 통화가치를 낮추는 효과를 초래한다. 결국 수출경쟁력 제고를 노린 각국의 환율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급 확대나 경제 구조조정 노력은 등한시한 채 금융완화에 치우친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의 인도 중앙은행 라구람 라잔 총재는 최근 “중앙은행이 관여하는 재정 투입은 성장촉진용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지 성장엔진 자체가 될 수는 없다”면서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의 폐해에 대해 경고했다.


조희선 기자  hscho@kimcoop.org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희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양천구 곰달래로 11길 70  |  대표전화 : 070-7122-4944   |  팩스 : 070-8273-2127
등록번호 : 서울 아03628   |   동록·발행일 : 2012년 6월 29일   |  발행인 : 박귀성  |  편집인 : 박귀성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효빈
Copyright © 2012 한인협.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