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수백명의 목숨이 바다속으로 사라졌다. 1년반을 훌쩍 넘긴 지금도 참사에 대한 원인규명초자 이루어지지 않은 채 유가족과 국민들의 가슴은 슬픔과 아픔, 의혹으로 응어리졌지만, 정부는 일말의 진실규명 관련 의지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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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차 세월호 청문회를 주재한 이석태 특조위원장이 16일 저녁 이번 세월호 청문회 마감평을 하고 있다. |
이같은 의혹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시작된 제1차 세월호 청문회가 3일간의 일정으로 16일 밤 10시38분에 모두 종료됐다. 세월호 청문회 종료에 앞서 4.16세월호 진상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은 세월호 청문회 마감 발언을 통해 “완전할 수는 없지만 진실은 끝내 드러날 것”이라고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인재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인데도 너무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데 대해 사건관련 대응 관계자와 현장 관계자, 정부 관계자 등 29명의 증인들과 6명의 참고인들을 불러 많은 기록을 남겼다”고 자평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제1차 청문회기간 3일간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겠지만, 진실은 온전히 드러날 것이고, 또한 진실을 밝혀내는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존재의 이유가 있다”며 “특조위는 유가족과 국민들이 원하는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했다”고 이번 제1차 세월호 청문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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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청문회 마지막날 16일 오전 방청석에 앉아 있던 단원고 희생 학생들 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번 세월호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무성의한 석연치 답변이나 모르쇠 또는 허구성 답변이 나왔을 때는 야유와 분통,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유가족은 이석태 위원장의 마감 발언에 박수로 이번 청문회를 집도한 이석태 위원장과 특조위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를 표명했다.
이번 제1차 세월호 청문회 14일부터 16일까지를 지켜보던 방청객들은 증인들의 부실한 답변에 분통을 터뜨리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심지어 자해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4.16세월호 특조위 주최로 3일간 서울 중구 명동의 서울YWCA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1차 청문회 1일차에는 참사 당시의 ‘정부 당국의 초기대응’이 핵심쟁점이었고, 2일차에는 ‘정부와 민간의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16일 마지막 3일차에는 ‘참사후 수습조치’ 관련 쟁점들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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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세월호 청문회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마지막날인 16일 오전까지도 청문회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세월호 청문회를 비방했다. |
이번 제1차 세월호 청문회에는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 등 29명이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했고, 참고인으로는 단원고 희생자 학생 부모 2명, 당시 구조활동에 합류했던 민간 잠수사 2명, 생존자 2명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청문회 기간 내내 정부와 기관 소속 증인들은 무성의로 일관하거나 책임회피,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청문회가 진실을 증명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게 했다. 이때마다 방청객들은 간간이 분통을 터뜨리거나 고함을 지르고 때로는 눈물을 흘렸다.
조형곤 전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의 경우 1일차 때 대부분의 질문에 ‘모르쇠’ 외에 별다른 답변이 없어 가족들이 답답한 탄식을 쏟아냈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의 경우는 “참사 발생 직후 ‘잠수사 555명을 투입했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라며 “투입했다는 게 직접 잠수를 했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궤변을 늘어놓아 방청객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박상욱 전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승조원은 ‘세월호에 승선했던 학생들을 지적하며’ “철이 없어서 그런지”라고 대형참사 원인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듯한 망언으로 참관인들의 거센 항의와 야유로 뭇매를 맞았다.
박상욱 전 승조원의 이같은 망언이 연이어지자 결국 생존자 김동수씨(50)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야! 너무한 거 아냐!”라고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복부를 흉기로 자해하는 소동을 벌였다.
참고로, 김동수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생존 학생 20명을 구한 ‘의인’으로 불렸으나, 참사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지난 3월에는 자신의 자택에서 자해를 시도했었다.
16일 마지막날 진행된 세월호 청문회에서는 해양경찰 지휘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끝내 참사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엉뚱한 쪽으로 핑계를 대거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당시 해경청장을 비롯한 서해지방경찰청·목포해양경찰서 관계자 등 증인으로 나온 해경 핵심 지휘부 대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회피하거나 “경황이 없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구조의 가장 큰 책임은 선장이다”라는 책임회피로 일관했다.
민간잠수사 정광근씨는 희생자 수습과정을 증언하기 위해 청문회에 나와 “(희생자들을) 끝까지 다 수습한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참사 이튿날 현장에 도착했지만, 해경은 아무런 협조조차 하지 않았고 7월엔 일방적으로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특조위 주최 청문회가 모두 끝난 이날 11시엔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세월호 청문회장인 YWCA 건물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세월호 청문회를 방청한 소감과 새롭게 드러난 상황, 차후 세월호 청문회에서 다루어야할 주요 문제점 등을 정리했다.
이 자리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번 청문회로 정부와 언딘이 구조하던 민간 잠수사를 모두 쫓아냈다는 게 밝혀졌다”며 “왜 구조하던 많은 민간 잠수사들을 다 쫓아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지상파 방송과 종편 방송이 생방송은 하지 않으면서 ‘여당 추천 위원들이 불참해 반쪽짜리 청문회’라 비판했는데 왜 그렇게 됐나?”라며 “바로 해수부 문건 때문이다. 청와대 지시로 만들어진 이 문건이 그렇게 만든 거다”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이번 청문회에는 예고된 대로 여당측 추천 위원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 석동현 변호사,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차기환 변호사, 황전원 박사 등 여당 추천 위원 5명이 전원 불참했다. 이들은 마지막날 점심때 기자 간담회를 별도로 갖고 “특조위가 ‘정부 흠집내기’ 조사를 하려 한다”며 세월호 청문회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태호 처장은 이어 “정부, 해수부 관계자들 모두 거짓으로 일관했다”며 “때문에 해수부 관계자들과 문건을 만든 사람들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제1차 세월호 청문회 생방송 중계는 진보성향의 인터넷 언론매체 팩트TV가 청문회 첫날인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 과정을 방송해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4.16TV와 팩트TV는 세월호 청문회 전과정 녹화영상을 세계적인 동영상 포털 유튜브(YouTube)에 게재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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