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공천 작업 본격화 하위 20% 살생부 ‘나 떨고 있냐?’

더불어민주당 ‘호남 구정치인 물갈이론’에 좌불안석 박귀성 기자l승인2016.02.11l수정2016.02.1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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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공천 시스템 본격 가동.. 하위 20% 탈락이 문제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오는 4월 13일 치러질 20대 총선을 위한 인재 공천을 맡는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구성을 남성 4인 여성 4인으로 완료하고 본격 공천 작업에 돌입했다.

당장 초미의 관심사는 혁신안에 따라 ‘현역의원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일명 살생부 등 민감한 문제가 산적해 있고 탈당파들 역시 당내 현존하고 있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의 공천 칼날이 어떤 방향을 가리킬지 당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홍창선 공관위 위원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필두로 8명의 공관위원을 발표하고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을 알렸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우)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좌)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자리에서 “종전처럼 최고위원 각자가 공관위원 한사람씩 추천했던 인선 시스템을 배격하고 완전히 계파와 관련 없는 분들로 구성했다”며 “공관위는 당연직인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제외하곤 대부분 정치권 밖의 외부 인사 위주로 꾸려졌다”고 공관위 인사 구성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먼저 담보했다.

이번 공관위 구성에서 현역의원은 모두 배제됐다. 우태현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당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출신의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이강일 행복가정 재단 상임이사(이상 남성 4명), 박명희 전 한국소비자원 원장, 17대 국회 때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서혜석 변호사, 최정애 동시통역사, 김가연 사단법인 오픈넷 상근변호사로 전 법무부 국제법무과 사무관으로 정했다(이상 여성 4명).

구성 성비에 있어 남녀 4명씩 균형을 이룬 것은 총책임자인 위원장을 제외하고 정원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다.

공관위가 본격 가동되는 만큼 당장 ‘하위20% 현역의원 배제’의 원칙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20%로 한정할 게 아니라, 당 혁신 차원에서 아예 ‘뉴페이스’ 비율을 50% 이상으로 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자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하위 20% 살생부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조직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의정활동·선거기여도 등 다양한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현역 의원 127명을 모두 세밀하게 평가하고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속에는 어떤 인물들이 담겼는지는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고,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는 권한은 이제 오직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공관위 위원들에게로 넘어갔다.
 
경선 룰 또한 현재 예비등록을 마친 출마 지원자들에게는 예민한 사안이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룰이 적용된다면 이들의 반발이나 원성 또한 당의 내홍을 가속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현재 20명의 의원이 탈당 또는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위 20% 배제의 범위를 두고 당내에서 이들을 배제한 20%냐, 이들을 포함한 20%냐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호남 구정치인 물갈이론은 호남민심이 크게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호남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강행될 가능성이 높다.

호남출신 현직 의원들이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그간 비주류로서 당에 쓴소리를 해왔던 의원들이 ‘반 혁신세력’으로 몰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간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는 ‘친노’ 주류 세력 이외의 목소리는 대부분 ‘반혁신’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이를 염두에 둔 듯 “나는 공부하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사람이지 공부 못하는 학생을 자르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공관위원들이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리겠다. 제 역할은 훌륭한 분들을 선발하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돌려 직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국민의당으로의 탈출’도 차단해야 하는 입장이다. 만일 하위 20%에 불만을 품고 이탈하는 의원들이 생긴다면 국민의당은 당장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갖춘 호랑이 새끼로 변할 수 있는 만큼, 20% 배제의 범위와 명단 공개는 15일 이후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한이 15일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현직 의원들의 운명은 서서히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하위 20% 살생부가 어떤 내용을 담았느냐에 따라, 해당 정치인들에게는 자칫 잘못하면 정치 일선에서 영구히 떠나야할 치명적일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에 구성된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은 김종인 위원장과 홍창선 위원장이 주도해서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 대목에서 만큼은 비대위원들에게 “특정계파 대리인 논란을 피하려 한다. 내게 일임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비대위원들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정치와 먼 분들을 데려왔다”고 재삼 강조해 향후 일어날지도 모를 공천관련 ‘볼멘소리’를 사전에 차단했다.

또한 ‘계파 나눠먹기’ 불만을 충분히 희식한 인선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장정선 총선기획단장(3선 의원)을 제외한 모든 위원들이 정치와는 무관한 인선이었다. 반면, 정치와는 무관한 인사들이 참여한 총선 관련 기구가 정치인들을 ‘교통정리’한다는 것이 합당한 것이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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