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대포가 당분간 포구를 '한없이' 낮출 것으로 보인다. 본래 대포의 포구는 최대한 표적과 맞대어 겨냥해야 명중률이 높다. 맹수가 사냥 할 때 몸을 최대한 지면에 붙여 낮추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청래 의원(마포을)은 예비등록 후 온-오프, 수륙 양면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는 ‘트윗글’은 올리는 그대로 화제가 되고 있고, 지역구 표심 다지기 역시 나름 잰걸음으로 분주하다.
 
반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정청래 후보의 마포을 지역구에 세칭 ‘킬러공천’을 예고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은 그간 정청래 후보가 국회에서 보여준 국정활동 내용들이 ‘눈엣가시’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입장으로 보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중앙당사가 마포에 소재하고 있기에 최소한 마포 갑을만큼은 확보해야 당의 체면이 선다는 입장도 있다.

▲ 정청래 마포을 예비후보가 19대 숨가빴던 국회 활동 중에도 챙긴 지역구 관련 사업 내역을 SNS에 공개했다. <출저 : SNS 트윗글 갈무리>

이런 킬러공천에 정청래 후보가 발끈한 ‘척’ 한다. 정청래 후보는 자신의 트윗글에서 “누구든 자신에게 대항하면 대결해줄 의도가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렇듯 정청래 후보는 현재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으로부터 모두 표적공천의 대상이다. 여야 ‘공공의적’이 된 셈이다.

정청래 후보는 이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향해 “새누리도 새누리2중대도 나에게 킬러를 보낸단다. 법안발의, 출석률, 우수의원 17관왕, 탄탄한 지역구관리로 난공불락인 마포(을). 약골들만 와서 골골하니 이해하겠다. 정 그럴 거면 김무성·안철수 쌍으로 나와라. 올킬하겠다”면서 ‘마포의 맹주’로서의 당연한 자만도 드러냈다.

이같은 정청래 후보의 자만은 다름 아닌 지난 국회 19대 국회를 비롯한 그간의 의정활동의 성적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4년 국정감사 기간에는 모든 언론매체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정청래의 입으로 몰려들었다. 안행위 야당 간사 정청래 의원의 입에서 연일 터지는 국정원과 불법 민간인 사찰과 수사기관의 불법 개인정보 활용사례 등 세상이 놀랄만한 사실을 앞을 다투어 보도하기 위해서다.

정청래 의원은 당시 국정원과 수사기관이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네비게이션 등 개인 정보를 무작위로 불법 사찰했다고 폭로함과 동시에 관계 당국 수장들로 하여금 잘못의 인정과 사과를 받아냈고, 그 후속대책까지 철저하게 주문하면서 일약 국정감사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런 정청래 후보를 여당이 가장 싫어하는 야당 인물 1호로 꼽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청래 후보는 같은 야당이지만 당성을 달리하고 있는 국민의당도 겨냥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 도중 ‘광야에서 굶어 죽더라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야권 통합에 반대하는 ‘일성’을 날렸을 때를 인용하고, “국민의당에서 정청래 킬러 보내려면... 말 돌려하지 말고 그냥 화끈하게 안철수 대표 나오시라. 광야에서 죽지 마시고 마포에서 장렬히 전사하시라”고 촉구해, 안철수 대표의 체면을 인정사정 두지 않고 마구 구겨 놨다.

정청래 후보는 이보다 앞서 상대방을 먼저 자극하는 ‘공격성 잽’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 4일엔 “이 시대의 참올킬인 정청랩니다. 오늘 대포 두 방. 김무성에서 이한구까지. 올킬됐는지 어찌 조용합니다 그려~ 새누리에게 간청한다. 제발 쎈 킬러로 보내시라. 나의 대포는 늘 준비돼 있다. 킬러 출현 즉시 바로 올킬!”이라는 트윗글로 ‘마포을’을 넘보려는 미확정 인물들에게 겁을 잔뜩 집어주기도 했다.

지난 5일에 정청래 후보는 한 걸은 더 나아가 구체적인 인물들까지 거론하며 상대를 찾았다. ‘정청래표 자만’이 하늘을 찌르는 대목이다. 정청래 후보는 글에서 “<새누리 이한구 공관위원장께>마포(을) 정청래 잡을 킬러 보낸다는데... 기왕이면 제일 쎈 김무성(이참에 정적제거), 황교안(묻지마 충성파), 김태호(말썽꾼 기 꺾는 차원), 안대희(버리는 카드)를 설득하고 다 겁먹고 못나오면 이한구 당신께서 나오시라”고 새누리당 지도부와 실세들을 싸잡아 링위에서 호명하고, 덧붙여 “김무성은 쫄아 못 오고 이한구는 겁 많아 못 온다면 겁 없는 안대희 보내시라. 가벼운 스파링 파트너로는 제격이다”라고, 스스로 전의를 불태웠다.

그런 정청래 후보가 8일엔 포구를 낮췄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점심때쯤 “선거 운동시 많은 분들이 겸손함을 강조하십니다.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 보니 때로는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더 낮게 더 겸손하게... 더더더 낮아져서 총선승리 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정청래 후보가 보여왔던 행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맹수는 먹이를 잡을 때 몸을 땅바닥에 붙이는 법이다. 어느덧 정청래 후보가 4.13사냥에 나설 시기가 왔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