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씨는 22일 오후 7시 24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직접 올려 농성 해제 소식을 전했다.

▲ 고공농성을 하는 이창근씨. 사진출처=이창근씨 페이스북

이 씨는 '101일째 되는 내일(3월23일) 오전 10시30분 땅을 밟겠습니다. 굴뚝에 올랐던 마음처럼 최종식 사장님과 중역 그리고 사무관리직, 현장직 옛 동료만 믿고 내려갑니다'라고 자신의 결단을 밝혔다.

그는 '100일 동안 단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교섭은 잘 진행 중이고 그 가운데 제가 굴뚝에 올라 있는 것이 자칫 교섭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나 싶어서 90일쯤부터 내려갈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여건이 계속 엉켰다'며 심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키지 못한 26명의 옛 동료와 복직의 노력과 투쟁을 차마 놓을 수 없는 쌍용차 해고자들이 있다'며 '그 분들이 복직되고 공장 안과 밖에서 자신의 꿈과 내일을 펼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또한 이 씨는 '3월24일이 쌍용차 주주총회'임을 밝히고, '건실하게 쌍용차를 만들고 있는 버팀목 같은 분들이 모인다. 굴뚝에 올라 있는 저로 인해 그분들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작든 크든 모두 해고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을 우려한다'고 자신의 농성행위가 끼칠 수 있을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서 그는 '여러분이 없었다면 전 벌써 도망쳤거나 집안에 틀어박혀 한탄의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깊이 감사하고 새기겠다. 상처를 드린 점이 많다' 며 쌍용차 임직원과 옛 동료, 가족에게 차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쌍용차 최종식 사장님과 공장 안 사무관리직 생산직 여러분을 깊이 이해한 100일이었다'며 '교섭에서 더 이상 서로가 상처내지 않길 소망하고 그러실 거라 확신합니다. 굴뚝 사용료 땅 밟는 즉시 체크아웃하고 죄 있다면 받겠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십시오. 땡큐!'라면서 직접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 굴뚝에서 내려오는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굴뚝위에서 연결된 화상통화를 통해 이실장은 "경찰이 양해한다면 정문을 통해 나가면서 인터뷰를 한 뒤 경찰서까지 걸어가고 싶다"며 "굴뚝에서 잘 움직이지 못해 하체가 많이 약해졌다"고 했지만,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실장이 굴뚝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인근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실장이 내려온 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실장의 결단을 존중한다. 이제는 회사가 화답할 차례"라고 밝히며, "대립과 갈등을 계속할 것인지, 소통하고 상생할 것인지는 회사에 달렸다. 24일 주주총회와 25일 경영위원회, 26일 7차교섭에서 노사 대립을 해소할 결단이 내려지길 바란다"며 바람을 전달했다.

이 실장은 김정욱 사무국장과 함께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13일 평택공장 70m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여왔으며, 김 국장은 농성 89일째인 지난 11일 건강악화로 농성을 풀고 굴뚝에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