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4·29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은 전패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지난해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으로 인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함으로써 생긴 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강화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 네 군데의 지역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였다.

전통적으로 인천 서구강화을, 성남중원은 새누리당이 우세하고,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의 경우는 새정연이 강세인 지역이라 각각 2석씩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서울 관악을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와 광주 서구을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출마하는 등 선거의 결과 예측이 어렵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해외자원개발비리사건과 관련한 경남기업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조사하던 중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상황이 변했다. 리스트에 전·현직 비서실장, 현 총리 등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에 이뤄진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카드를 들고 나와 참여정부 당시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의 주체를 당시 여당으로 지목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재보궐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새누리당은 초반의 전략이었던 종북 논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역일꾼론’을 내세웠다. 여기에 맞춰 김무성 당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선거 지역을 돌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발전을 약속하고, 지역의 후보들의 공약을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했다.

새정연은 ‘유능한 경제정당·안보정당’을 기조로 전략을 세웠다. 국민의 지갑을 지키고, 불안정한 안보를 지키는 당이 되겠다는 기조로 선거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이후에 선거 전략은 ‘정권심판론’으로 흘러갔다. 문재인 당대표는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4월 29일 선거가 끝나고 난 후 개표결과는 새정연의 참패라고 할 수 있다.

국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은 157석(지역구 130, 비례대표 27)에서 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강화을, 경기 성남중원 3석을 더해 총 160석을 차지하게 됐다. 반면 새정연은 한 자리도 추가로 얻어내지 못하고 130석(지역구 109, 비례대표 21)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무소속 의원은 2명에서 광주 서구을의 천정배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총 3석으로 늘었다. 정의당 소속 의원은 그대로 5명이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우리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매우 높았다”면서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을 떨쳐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번 승리의 기쁨보다는 내년 총선을 우려하며, “초강도의 정치개혁을 통해서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 만들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패, 인사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밝히며,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저의 부족함을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