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한주 기자] 전 FIFA 이사회 회원이었던 척 블레이저는 미국 연방 법원에서 월드컵 개최지 선거에 앞서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함께 최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지 선거 직전 외부 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0개나 되는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블레이저는 법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뇌물이 오고 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2004년 초부터 2011년까지 나를 포함한 FIFA 이사회 회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투표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이면에는 거액의 뇌물이 있었다"고 상세히 덧붙였다.

블레이저는 북중미와 캐리비안 해 지역을 대표하는 축구협회 2인자로서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또한 FIFA 이사회 멤버로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활동하였다. 그가 축구협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당시 열린 두 번의 월드컵 개최지 선거에서는 모두 불법적으로 금품이 오간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한편 1998년 프랑스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던 해에는 12 대 7으로 모나코를 제치고 프랑스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에는 14 대 10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모나코를 꺾고 월드컵 개최지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이 증언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불법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블레이저는 이미 앞선 재판에서 권역 축구 대회인 CONCACAF 골드컵 개최에도 불법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70이라는 고령의 나이로 재판을 받고 있는 블레이저는 휠체어에 의존한 채 이동이 가능할 만큼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직장암 선고를 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뇨와 관상동맥 질환을 심하게 앓고 있는 상황이다.

대대적인 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FIFA 조직의 투명성 결여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한주 기자  hjkim@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