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맹기용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 자진 하차를 선언하며 한 달 이상 이어져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맹기용 셰프는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자진 하차한다고 밝혔다.

맹기용 셰프는 "'지난번 녹화 이후로 더 이상 녹화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저의 출연에 대한 항의 말씀에 더 이상 우려하시지 않도록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듯 해 글을 남긴다"고 했다.

그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저에게 참 고맙고 감사한 프로그램"이라며 "저로 인해 좋아하셨던 프로그램에 실망하신 분들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들과 저를 믿어주시고 보듬어주신 제작진 그리고 늘 따뜻한 말씀을 주신 셰프님들께 감사의 인사와 죄송했다는 말씀을 먼저 전한다"고 말했다.

맹기용 셰프는 "저도 '냉장고를 부탁해'의 애청자였다"며 "물론 저는 다른 셰프님들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 자체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평소 존경하는 셰프님들을 만나고 함께 지내볼 수 있는 기회였고 게스트님께 저의 요리를 만들어드릴 수 있는 기회라 부족한 실력에도 용기를 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제 마음과는 달리 방송 하루 만에 세상이 너무 달라져버렸다"며 "그 뒤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실수를 만회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다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맹기용 셰프는 "프로그램과 셰프님들께 누가 되었다는 점에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제작진분들 셰프님들 그리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전한다.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라도 많은 질타와 충고의 말씀 잘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직 전 어리고 배울 것도 많고 경험해야 할 일도 많기에 어제의 실수와 오늘의 눈물을 교훈 삼아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 5월 25일, 인턴 셰프 자격으로 '냉장고를 부탁해'에 첫 등장한 맹기용은 신참답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진땀을 뺀 끝에 '맹모닝'이라는 요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꽁치 통조림을 활용한 토스트 요리는 비주얼부터 호감보다는 비호감에 가까웠고, 이를 맛본 이들로부터 비린내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솔직한 평가까지 더해지자 시청자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그 동안 '15분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아온 셰프 군단의 요리는 화려한 조리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에서 우러나온 맛이 삼박자를 맞춰왔다. 하지만 맹기용은 첫 도전에서 독특하다면 독특한 발상 외에는 아무 것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게 탄로났고, 이 때문에 가장 먼저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렇듯 한 차례 폭풍이 일었을 때만 해도 맹기용과 제작진 모두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2주 후인 6월 8일 본방송 말미에 마련된 '스페셜 해명 타임'은 시청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고, "셰프의 모자란 실력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데 지나치게 감싸주는 것이 아니냐"며 제작진을 대상으로 한 '편애 논란'까지 불거졌다.

더불어 맹기용은 세 번째 녹화 분량이 방송된 6월 22일, 오징어로 만든 소시지 요리로 게스트 써니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한번 박혀 버린 미운 털은 악순환을 불러왔고, 셰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레시피 표절 논란'에 휘말린 그는 마침내 회생불능 상태가 됐다.

표절 논란이 야기된 요리 레시피의 주인인 파워블로거 '꼬마츄츄'가 직접 나서 "엄연히 다른 레시피다.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이 심할 텐데 멀리서나마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고 그를 두둔했으나 뿔난 대중의 화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맹기용 본인이 모든 책임을 등에 업고 물러나며 사건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 들었다.

시청자들과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형국으로 모진 풍파를 겪고 개운치 못한 이별을 고하게 된 맹기용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며 진짜 셰프로서 성장할지 궁금해지는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논란의 여지 없는, 착하고 유쾌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되돌아오길 바라본다. 결국 출연진의 이미지와 프로그램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건 제작진의 몫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