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검찰이 포스코 비리와 관련된 정치권 거물들의 개입 정황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부에 별도 팀을 통해 지역 협력업체를 직접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10일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을 세번째 불러 조사했다.

정 전회장은 배임 혐의 등과 함께 포항지역 유력 정치인인 이상득(80) 전 의원과 이병석(63)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우선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 티엠테크간 부당거래를 적발하고 수사중이다. 티엠테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 박모(57)씨가 실소유주로 있던 회사로 포스코컴텍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박씨는 정준양 회장 취임후 4개월만인 지난 2009년 6월 티엠테크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매년 티엠테크로부터 수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씨의 처가쪽 인척이 티엠테크 감사로 재직하며 5년간 10억여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측이 받은 돈이 이 전의원 측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추적해 자금 흐름의 불법성이 확인되면 이 전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검찰은 포스코 협력사 특혜 의혹의 또다른 갈래로 포스코 청소용역업체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전날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의 청소 용역업체 E사를 압수수색하고 현지에서 업체 대표 한모씨도 조사했다.

한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지지단체인 'MB 연대'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검찰은 같은 시기 'MB 연대'에서 함께 활동한 이병석 의원이 E사가 포스코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누리는 데 개입했을 가능성도 확인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포스코가 소규모 업체에 불과한 이들 협력업체를 직접 관리해왔다는 점에 정준양 전회장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미쳤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 관계자로부터 포스코가 지역대외협력팀을 통해 계열사와 용역이나 하청관계를 맺는 지역 협력업체를 관리해 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검찰은 포스코 수사 막바지에 불거진 계열사-협력업체 부당거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포스코 그룹 전현직 임원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이구택(69) 전 포스코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전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의 전임자로 2004년 3월~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이 전 의원으로부터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와 정 전회장의 선임과정에 전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정 전 회장이 선임되기 전 불거졌던 '처남 회사 특혜 지원'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회장의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