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워크레인 월례비, 누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가?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대반격’ “건설현장 자료 수집에 나섰다!” 박귀성 기자l승인2023.02.20l수정2023.02.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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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뿔났다!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 비리 의혹을 뿌리뽑겠다면서 건설현장 관련 노동조합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와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타워크레인 조종사들 ‘월례비’가 세칭 ‘노동조합의 악마화’의 표적이 된 것을 두고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전격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본지가 지난 13일부터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노동자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강력 반발”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이후,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본지 기자에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건설현장 불법과 비위 행태 관련 적지 않은 제보를 쏟아내면서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 노동개혁을 외치면서 건설노조만을 때려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정작 건설현장에서 불법과 부실공사를 자행하는 무리들은 따로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철콘업계의 이상한 대응 문건? 타워크레인 기사가 제공한 ‘불법 강요 문건’을 갈무리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월례비를 문제 삼은 것은 건설현장 개혁의 핵심을 크게 벗어났다”고 주장하면서 “철콘(건설현장 철근 시공업체와 콘크리트 타설 시공업체의 준말, 이하 철콘)의 행태야말로 비열하기 짝이 없다. 타워크레인 기사들 작업의 대부분이 철콘업체와 함께하는 작업이어서, 철콘업체와 타워크레인 기사는 상생의 관계임에도, 과거에도 걸핏하면 ‘월례비’를 문제 삼다가,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 비리를 개혁하겠다고 나선 이번 시기에도 ‘기회는 이때다!’라며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분기탱천했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타워크레인 기사 월례비 중단시 준법투쟁 유형과 대응방안(사진)’이라는 총 8쪽에 달하는 문서에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법을 준수하여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법 행위’로 낙인 찍고 고소와 고발 등으로 맞서겠다는 깨알 같은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서 제공자는 “이 문건은 지난 2월 17일자로 작성되어 이미 전국 각 건설현장의 단종업체(시공사의 부분 하도급 업체)에게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을 지키겠다고 해도 이게 불법이라니, 철콘들이 나가도 너무 나갔다. 아무리 ‘기회는 이때다’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건설현장에서 상생하고 있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악마화하고 이제 도를 넘어 불법작업까지 강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철콘업체를 향해 원색적인 맹비난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부가 건설 현장 불법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건설노조를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소환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철콘업체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나자는 ‘방안’ 문건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30년 경력의 한 타워크레인 기사는 이런 문건에 대해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고, 법까지 동원해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밥줄을 끊어보겠다는 것인데, 이러면 결국 우리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근로기준법과 산압안전보건법, 노동관계법 등에서 정하는 준법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준법이 철콘업체들의 눈에는 불법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제부터 철콘이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불법을 강요하면서 준법을 불법으로 해석하겠다는 것이데, 매우 비열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라면서 “이제부터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건설현장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진짜 범법 관련 자료를 집대성할 것”이라고 철콘을 향한 분기탱천을 쏟아냈다.

그는 이어 “건설현장에서 불법이 저질러진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자료가 있느냐?”라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예를 들어 콘크리트 부실 타설의 경우다. 적지 않은 건설현장이 한겨울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하면서 공사기간 단축과 인건비 아끼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콘크리트 타설의 경우 공사 시방서에는 레미콘 타설 후 충분한 양생기간을 규정하고 있고, 양생 온도와 습도, 시간 등이 명시돼 있지만, 건설현장에선 거의 지켜지는 경우가 없다”면서 “장마철 폭우 속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 시멘트가 깨끗하게 씻겨나가고 자갈과 모래가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콘크리트 품질 시험을 통과할 수 있겠나? 한겨울 혹한에는 콘크리트 타설 직후 곧바로 얼어붙어 ‘꽁꽁 얼어버린 꽁꽁공구리’가 된다. 이런 부실 공사를 그냥 넘어갈 때는 이미 공사 감리와 현장소장, 책임자, 철콘 등 단종업체가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건설현장의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기에, 건설현장에서 저질러지는 불법을 죄다 내려다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건설현장 구석구석에다 건축시에 발생한 산업폐기물을 몰래 묻어버리거나, 콘크리트 타설 후 펌프카 등에서 나오는 시멘트 세척수나 각종 건설기계와 장비 등에서 배출되는 기타 폐유 찌꺼기 오염수를 하수구나 개천 등지에 마구 쏟아내는 장면은 자연을 훼손하는 환경공해는 물론이고, 법적으로 엄중하게 처벌을 받아야 할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동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본지 기자에게 제공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유상덕 위원장은 20일 오전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건설현장 노동개혁을 최일선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에 대해 “원희룡 장관의 건설현장 인식 수준은 ‘제주 오마카세 법인카드 사건’을 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사업자라고 잘못 알고 있으면서, 언론에 대고 대대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우리 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의 1200명 조합원 전수조사를 해도 좋다. 단 1명의 사업자도 없는 순수 타워크레인 관련 노동조합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것이다. 원희룡 장관은 자신이 불법을 그야말로 ‘밥먹듯이’ 일삼다 보니, 남도 불법을 일삼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비꼬면서, 현직 장관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 관련 현행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유상덕 위원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 2022년 국회 국토부장관 청문회에서 제기된 사실이다. 지난 2022년 국회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지사로 재직하던 때 단골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로만 법인카드 1600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고, 그해 5월 2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선 ‘참석자’와 ‘금액’에 대해 해명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원희룡 후보자는 당시 “국민 눈높이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추후 소명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과 직답을 피했다.
당시 청문회에서의 최대 쟁점은 원희룡 장관에 대한 쟁점은 업무추진비 편법 사용이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원희룡 후보자의 업무추진비가 특정 식당에서만 집중적으로 결제된 내역을 놓고 따져물었다. 해당 식당 메뉴 가격(점심 7만5천원, 저녁 16만원)을 고려하면, 업무추진비 ‘결제 내용’에 명시된 식사 참여인원(4~18명)과 결제 액수(12만∼48만5천원)가 맞지 않아서다. 원희룡 후보자는 오마카세(정해진 메뉴 없이 주방장이 그날 선별한 재료로 맞춤 요리를 내는 곳) 전문인 A식당에서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7차례에 걸쳐 1618만8천원을 사용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과 장경태, 김회재 의원 등은 원희룡 장관 후보자의 이러한 업무추진비 사용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맹공을 펼친 바 있다.

[본지에서는 건설노조 과련 기획기사를 계속적으로 연재할 계획입니다.]

<사진>
철콘업계의 이상한 대응 문건? 타워크레인 기사가 제공한 ‘불법 강요 문건’을 갈무리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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