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놓고 삼성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SDI와 삼성화재(삼성화재해상보험) 지분도 1%씩 매입했다. 두 회사는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상당한 역할을 맡고 있는 회사여서 엘리엇의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법상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이사와 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어 향후 삼성물산 합병 주총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상법 상 1% 이상 주주는 회계장부 열람권을 가진다. 이 때문에 삼성SDI와 삼성화재에 대한 회계장부 열람과, 추가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도 엘리엇이 지분을 취득한 이유로 지적된다.

삼성SDI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구조의 가장 끝 부분에 위치해있는 회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공하면 삼성SDI는 '합병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로 연결된 손자회사가 된다. 

대주주는 19.6%의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 삼성SDI는 삼성엔지니어링(13.1%), 삼성정밀화학(14.7%)의 대주주이면서 삼성물산의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 때문에 그룹 내에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구조가 존치되는 셈이다. 삼성SDI 지분을 활용해 이 점을 집중 공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