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사진=구글)

[한인협 = 정유경 기자]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고승덕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벌금 500만원의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지방교육자치법 위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상대 비방, 상대 후보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에서는 고 전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조 교유감이 고 전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의혹제기를 했는지 여부가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의 의혹 제기에 대해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이고, 그런 의혹이 진실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선거 당시에는 정당한 의혹 제기였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행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교육감은 직을 잃는 것은 물론 30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 보전금도 반납해야 한다.

조 교육감에게 유죄가 선고되면서 그가 추진해온 고교 균형 발전 정책, 혁신학교 확대 및 고교 자유학년제 정책 등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곽노현, 문용린 전 교육감에 이어 이번 조희연 교육감까지 교육감직을 박탈 당하면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나 진보 교육감에 대한 표적 수사 등 논란도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교육감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항소해서 무죄를 입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항소심에서 형량이 낮아지는 경우가 드물어 조 교육감이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이번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재판에서 배심원 7명도 선고에 앞서 만장일치로 조 교육감의 유죄를 평결한 바 있다.